[기획특집] 유해근 목사(재한몽골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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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키워내는 선교가 곧 미래선교의 방향성”

“생각지도 못했던 포스코청암상을 받게 되어 그저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로 교육기관이 받아왔던 상으로, 아주 오래간만에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기에 제게는 아주 특별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 30년간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을 대상으로 목회를 이어왔고, 그간의 어려움은 제 시력을 잃게 할 정도로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역을 계속해 온 이유는 이것이 내 운명이라 생각했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24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유해근 목사(재한몽골학교 이사장)가 전한 이야기이다. 유해근 목사는 1999년도에 8명의 몽골 학생을 데리고 작은 외국인학교를 시작했다. 그 결과 타인에 의해 포스코청암상 교육 부분에 추천되었고, 서류심사, 심사위원의 현장 방문심사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2022 포스코청암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 졸업식에서 말씀을 전하는 유해근 목사

포스코청암상

포스코청암상은 철강자립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화와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닦은 청암 박태준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고, 포스코 창업이념인 창의·인재육성·희생·봉사 정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확산시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2006년 제정되었다.

과학·교육·봉사·기술 등 4개 부문을 시상하며, 과학상은 국내에 활동기반을 두면서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이룩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한국인 과학자를, 교육상은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시스템적으로 구축하고 교육계 전반에 확산시킨 인사나 단체를, 봉사상은 재단의 핵심사업인 아시아펠로십과 연계하여 수상 자격을 아시아까지 확대하고, 인류 사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적으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인사나 단체를, 기술상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 혁신과 산업화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사를 시상한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유해근 목사는 “학교를 운영한지 햇수로 23년이 됐으며 현재 학생 수는 300여 명이 된다. 처음에 비해 학교가 많이 커졌다. 2005년도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외국인학교로 인가를 받았으며, 몽골교육부로부터도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몽골에서도 학력으로 인정이 되는 학교가 됐으며 아이들이 졸업 후 한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몽골에서도 진학이 가능한 교육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2014년도에는 광장동에 현재 형태의 학교를 지었고, 그 결과 포스코청암상이라는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전한 유 목사는 포스코청암상을 받게 된 것이 삶의 전환점이 되는 귀한 포인트라고 이야기했다.

▲ 광장동에 위치한 재한몽골학교

“학교를 운영해옴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김건철 장로님 내외분이 몽골학교에 대한 많은 애정으로 오랜 시간 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몽골학교 사역에 점을 찍을 수 있었고, 포스코청암상은 이후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약이자 터닝포인트라는 의미로 이 상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간의 사역들

유 목사는 30여 년간의 선교사역 중 ‘역파송 선교사역’, ‘뉴라이프미션’, ‘몽골학교사역’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역파송 선교사역은 다문화 이주민들이 한국에 들어와 신앙생활을 하고, 그중 특별한 리더십들을 장로회신학대학교에 보내 신학공부를 도운 후 본국에 역파송 사역자로 보낸 것이 선교사역의 모델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선교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이 시기에 역파송 선교사역은 아주 시의적절한 사역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돌아오지 않는 선교사를 파송 보낸 것입니다. 역파송 선교사는 자신의 나라에 선교사로 보내졌으니, 코로나로 인해 비어 있는 사역지를 지키는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사역이 됐습니다. 현재 터키, 인도,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까지 총 5개 나라에 역파송 선교사역을 하고 있으며, 모두 현지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터키는 이란에서 터키로 넘어온 난민을 대상으로 사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는 이슬람사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굉장히 큰 열매를 맺게 될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해근 목사는 ‘뉴라이프미션’ 선교사역에 대해 “한국교회의 시니어들을 이주민사역의 현장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사역”이라고 소개한다.

“한국교회의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자신의 봉사 자리를 잃어가지만, 저는 다문화 시대에서 시니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2012년에 ‘뉴라이프미션’ 선교회를 만들게 됐습니다.”

한국은 초고령사회의 한복판에 있고 이것이 교회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뉴라이프미션’ 선교회는 이것을 새로운 선교의 기회로 만드는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으며, 한국교회의 소중한 자원인 시니어 은퇴자들을 다문화 이주민 사역에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하나님 나라 선교에 귀한 역할을 맡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뉴라이프미션’ 선교회를 세우고 10년이 지난 지금이야말로 ‘뉴라이프미션’ 선교회는 한국교회 선교사역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다음세대를 이야기할 때에 한국교회는 젊은이들을 이야기하지만, 은퇴한 시니어들 역시 다음세대의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적 삶에 대한 기대를 만들어야 하는 것 역시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서 이 선교회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유해근 목사는 “지금과 같은 다문화시대에 몽골학교를 비롯한 교육선교의 모델을 만든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몽골 유목민의 아이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고, 이주민 아이들의 80%는 몽골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할 때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운영되어 온 재한몽골학교를 통해 몽골로 돌아간 아이들은 현지에서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 주몽골 한국대사관, 몽골 코이카, 재무부 등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한국 경찰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등 곳곳에서 중요한 일들을 맡고 있다.

유해근 목사는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아이들이 몽골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할 것”이라며 “재한몽골학교는 한국과 몽골이 가까워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유 목사는 “몽골을 향한 선교사역이 30년 가량 지속되어 오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역자들이 현지에 가서 열심히 활동했지만, 나는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몽골인들을 통한 사역이 매우 큰 열매를 맺는 사역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우리 재한몽골학교가 그러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교적 부분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일 먼저 행한 사역 역시 학교를 세운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근대교육에서 엄청난 역할을 했습니다. 교육선교는 선교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이며, 사람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시작한 교육선교의 결과가 현재 한국교회의 강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시켰기에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세우는 인적자원이 된 것이지요. 나는 재한몽골학교를 통해 몽골선교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3년 동안 축적된 시간과 사역은 결코 작지 않았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몽골에서 최고지도자들로, 리더의 형태로 나타나리라 생각하며, 이는 몽골선교의 미래는 물론이고 몽골을 통해 만들어 갈 새로운 미래는 상상하기 벅찬 설레는 미래로 보여질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을 키우는 즐거움이고 기쁨입니다. 우리는 건축 중심의 선교가 아닌 사람을 키워내는 선교를 해야 하며, 이것이 미래선교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인생을 그리다

포스코청암상 수상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유해근 목사는 두 번째 인생을 그리고 있다.

2018년 몽골에 평화캠프를 건축했다는 유 목사는 몽골을 통해 나오고 있는 탈북민들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재일동포, 고려인,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북한 탈출 난민들을 대상으로 평화사역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흩어져 살고 있는 수백만의 디아스포라 한민족은 동북아평화에 기여할 대단히 중요한 자산이자 남은자들이라 생각합니다. 몽골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 중앙아시아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한민족 평화선교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평화선교에 대한 사역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또한 재한몽골학교로 교육의 결과를 확인한 유해근 목사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나섬아시아청소년학교’를 보다 제대로 키워내어 ‘청소년아시아국제학교’로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다가오는 4월 23일에는 베트남학교를 오픈합니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이주여성 등 베트남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다문화 베트남 가정에 있는 이주배경의 자녀들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해 운영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외에 터키에 들어가 있는 이란 난민을 위해 설립한 요셉학교 역시 비전있는 사역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교육선교에 집중하려 합니다.”

이어서 유 목사는 역파송 선교사역과 ‘뉴라이프미션’ 선교회를 연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니어 선교사들을 현지에 파송해 국내 이주민 사역은 물론, 역파송 선교사들과의 동역을 통한 시니어선교사들의 세계화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선교사역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제가 먼저 아내와 함께 현지로 떠나보려 합니다. 한곳에 머무르는 선교가 아닌, 장터를 따라 옮겨 다니듯 여러 나라에 캠프를 만들어 선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2~3개월의 기간 동안 사역하고 돌아오고, 다른 곳으로 옮겨 장터를 돌며 장사하듯 복음을 들고 선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장터선교사로서의 사역을 펼치려 합니다.”

“포스코청암상은 두 번째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의미에서 제게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지난 30년 사역의 이주민사역의 점을 찍고 두 번째 인생으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하나님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포스코청암상 수상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닌 너무나도 의미있는 결과물입니다.”

/석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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