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고난주간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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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절기 중 가장 엄숙한 기간은 고난주간이다. 교회 예배 전통에서 고난주간의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은 예배의식을 특별히 하여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특히 수요일은 가룟 유다의 배반의 날로 생각하고 있다. 고난주간의 목요일은 ‘성 목요일(聖木曜日)’로 불린다. 특별히 이 날은 예수님의 최후의 성만찬 의식과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세족의식을 행하였기 때문에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는 원래 동방교회의 풍습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세족례(洗足禮)는 암브로시우스에 의하면 밀라노 교회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서방교회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았고 중세에 들어와서는 그 자취를 감췄다. 성 목요일은 일반 회중들 사이에서는 녹색 목요일(독일어: Gründonnerstag)이라고 불리는데 그 유래에 대하여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난주간의 참회자들이 교회당의 나무 색깔을 보고 신선한 충동을 느꼈다고도 하며, 어떤 이들은 이날 병마를 막기 위해 먹는 녹색의 약초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성 금요일(독일어: Karfreitag; 영어: Good Friday)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날이다. 이 날에는 모든 교회가 금식을 선포하며 교회의 종을 울리지 않으며 제단에는 검은 색의 천을 드리웠다. 고대 교회의 풍습은 이 날에 예배 자체를 제한하였으며 교회 문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성 금요일에 의식이 행해지게 됐는데, 예배는 성만찬 없는 성서낭독, 찬송, 기도로 의식이 진행됐고 오르간 연주를 금하였다. 실제로 예수님의 장례식을 재현하는 의식도 생겨나게 됐다. 

성 토요일(독일어 Karsamstag; 영어 Holy Saturday)은 부활절 토요일이라고도 부른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이 날을 ‘대(大)안식일’이라 하여 성 금요일보다 더 비중을 두기도 한다. 이 날은 금식과 철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하며 부활을 예비하는 마음으로 보낸다.

고난주간의 성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은 모두 동일한 비중의 의미 있는 날로 교회가 지켰으나 유럽 사회가 점차 성 금요일만 휴일로 선포하였으므로 성 금요일이 다른 날들보다 더 의미 있는 날로 지켜지게 됐다.

고난주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고난주간의 의미를 새기면서 하루하루를 경건하게 보내면 좋겠다. 묵상과 묵도가 실종되어 정(靜, Silence)이 떨어진 한국교회 예배가 고난주간을 통해 조용한 경건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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