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어린이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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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일은 성경에 나오는 절기가 아니지만, 세계 대부분의 기독교 국가가 지키며 존중하고 있다. 성경에 예수님이 어린이를 축복하고, 어린아이와 같아야 천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어린이를 사람 취급하지 않고 미숙한 인격으로 여기던 당시 사회적인 관습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말씀이었다. 

중세와 종교개혁시대를 거치면서 생겨난 개신교는 교황의 권위를 부정하고 교황과 결탁된 왕권을 배격하며 가톨릭과 30년 전쟁(1618-1648)을 겪어야 했다. 영국에서는 가톨릭 교도인 메리 1세 여왕과 제임스 1세 왕이 개신교인들을 무참히 학살하였다. 이 박해를 피해 청교도들은 네덜란드로 피신하였다가, 1620년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지금의 미국인 신대륙으로 이주하였다. 이들은 군주제를 반대하였고 “정치권력의 기초는 자유로운 개인의 동의를 얻는 데 있다”라고 주장하며 미국이라는 위대한 민주국가를 세우는데 초석을 놓았다. 그리고 이 ‘개인의 권리’에 어린이를 포함했다.

어린이 주일은 바로 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185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유니버설리스트(Universalist) 제일교회의 레오날드(G.H Leonald) 목사는 6월 둘째 주일을 어린이 주일로 선포하고 어린이를 축복하고 기념하는 예배를 드렸다. 이 뜻깊은 날을 미국 감리교회는 1868년부터 어린이 주일로 정식 승인하였으며 그로부터 장로교를 비롯한 다른 교단에 점차 확대되어 1883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어린이 주일이 지켜졌다. 6월 둘째 주일은 절기적으로 가장 꽃이 만발하고 초목이 푸른 아름다운 계절이기에 이날을 어린이 주일로 지키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6월 둘째 주일을 어린이 주일로 지키는 나라가 많고, 우리나라도 초기에는 이날이 어린이 주일이었다. 그러다가 1956년부터 5월 첫째 주일로 변경했는데, 이는 국가적으로 1946년에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제정된 것과 연관이 있다. 요즘은 기후의 변화와 일찍 찾아오는 여름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5월 첫째 주일 정도가 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각 나라의 계절을 고려해 어린이 주일을 기념하면 될 것이다. 

어린이 주일을 꽃이 만발한 계절과 이미지를 연관지어 꽃 주일이라고도 부른다. 어린이는 정말 꽃이다. 가정의 꽃이요, 교회의 꽃이요, 국가의 꽃이다. 어린이 주일에 어린이들이 꽃처럼 사랑받는 주일이 되면 좋겠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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