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단상] 나의 사랑, 경신학교

Google+ LinkedIn Katalk +

종로구 혜화동 언덕 위의 남산을 내려다보고 우아하게 서 있는 하얀 집. 경신학교는 10대 소년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을 뿐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훈련소였다. 1885년 한국 최초 미국 개신교 선교사 H.G.Undewood 목사에 의해 설립된 우리학교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워진 한국신교육의 효시요 현대교육의 요람이요 발상지이다. 나는 한국 최초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신학교 학생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 경신중·고등학교 교훈은 ‘기독적 인격’이고 운동장 전면 강대 위 머리글에는 ‘기독적 인격을 실천하자’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무언의 교육을 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워진 경신학교는 하나님의 사랑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 학교였다. 뿐만 아니라 또래보다 일찍 예수님을 영접하고 이웃 사랑의 사람이 될 것을 서원했던 나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으로 가르쳐 준 명실공히 사랑의 학교였다. 힘들 때마다 함께 기도하자며 손을 잡아 주신 선생님들과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학교였다. 형편이 어려워 힘들어할 때 이석영 교목 목사님께서 교목실로 불러 내 얘기를 들으셨다면서 등을 토닥토닥 어루만져 주시고 용돈을 주시면서 귀한 말씀을 하셨다. “나도 너처럼 어려운 시절을 지나 여기까지 왔단다. 꼭 하나님의 쓰임을 받는 훌륭한 일꾼이 되렴”하시며 나의 앞길을 열어 주시기를 구하는 기도를 드려 주셨다. 나는 목사님의 배려와 기도에 감격했고 용기를 얻어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3학년 때는 미국 북장장로교회에서 보내주는 장학금을 교목 목사님을 통해서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경신학교는 매일 수업 전에 전교 기도회, 매주 주간예배, 매월 헌신예배, 연 1회 학생부흥회 등 행사때면 기도가 빠지지 않는다. 우리 경신학교 학생들에게 기도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5월이면 열리는 학년부장 선생님의 회식이 걸린 축구경기에서 우리 학급이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전 시작전 학급회장이 “우리 학교는 기독교학교이니, 우리학급 선교부장 천재욱이가 나와서 기도해 주라”고 했다. 그 말에 담임선생님도 동의하시고 같이 기도해 줄 것을 권하셨다. 축구경기에 이기기 위한 기도라는 걸 처음이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제안에 용기를 다해 기도했고 2-0이라는 점수로 승리를 거두었고 기도 덕분이라며 즐거운 회식을 했던 추억이 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경신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그리고 졸업한 지금에서야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 기독교정신으로 세우신 이 학교, 그리고 나는 누군가의 기도의 응답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감사한다. 그래서 나의 사랑하는 모교 경신학교 안에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경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이태원제일교회에서 사역중인 천재욱 전도사의 이 글을 보면 경신고등학교 학교교육분위기를 알 수 있다. 학교창립 당시 선교사들이 오갈 곳이 없어 거리를 헤매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린이들을 모아 학문과 신앙을 겸하여 가르칠 뿐 아니라 학생들의 애환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었던 선교사들의 사랑의 교육전통이 오늘의 교사들을 통해서 창립이래 1세기하고 사반세기가 넘은 137주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김종희 목사

• 경신 중ㆍ고 전 교목실장 

• 전 서울노회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