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요엘 때 메뚜기 재앙의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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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재앙은 자연재해 중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동 지역이나 인도 등지에서는 비교적 자주 일어나는 극심한 재난이다. 2년 전 인도 북부 지역에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메뚜기 재앙이 덮쳐 농작물이 크게 피해를 보고, 코로나 상황과 겹쳐 큰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었다.

구약성경을 보면, 예언자 아모스 시대에 메뚜기 재앙이 있었다. 땅을 뒤덮는 메뚜기 떼들이 몰려와 밭과 들의 푸른 것을 모두 갉아먹는 참담한 상황을 눈앞에 보면서, 아모스는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주 여호와여! 사(=용서)하소서. 야곱이 미약하오니 어떻게 서리이까?”(암 7:2) 아모스는 그들이 당하는 재난은 죄의 결과라고 보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간구했다. 아모스의 중보기도로 하나님은 뜻을 돌이키셨고 메뚜기 재앙은 물러갔다. 아모스 때 메뚜기 재앙은 비교적 단기간에 끝이 났다.

예언자 요엘 때의 메뚜기 재앙은 이와는 달랐다. 몇 년이나 계속된 장기간에 걸친 대재난이었다. 땅이 황폐할 대로 황폐하고, 먹을 양식이 다 떨어지는 극심한 상황이었다. “밭이 황무하고 토지가 마르니 곡식이 떨어지며… 밭의 소산이 다 없어지고… 창고가 비고 곳간이 무너졌도다”(욜 1:10, 11, 17) 요엘서는 특히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가 입은 피해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들이(=메뚜기 떼들) 내 포도나무를 멸하며, 내 무화과나무를 긁어 말갛게 벗겨 버리니, 그 모든 가지가 하얗게 되었도다”(욜 1:7, 12)

구약에서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나무들이다. 번성하는 포도나무는 비옥한 땅과 물질적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또한 포도주는 비옥한 땅에 내려주신 하나님의 축복과 은총을 상징한다. 그래서 아모스서를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신다는 약속의 말씀에서 포도나무와 포도주가 등장한다. “보라! 날이 이를지라… 산들이 단 포도주를 흘리며… 내 백성이 포도원을 가꾸고 그 포도주를 마시며 과원들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리라”(암 9:13-14, 이 구절은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이 독립선언을 할 때 읽은 구약의 말씀이다.) 

한편, 무화과나무는 크고 번성한 나무로, 나뭇잎도 커서 더운 여름 이스라엘에서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무화과 열매는 말려서도 먹고, 약용으로도 쓰였다. 히스기야 왕이 종기로 거의 죽게 되었을 때 무화과 반죽을 환부에 붙여 나앗던 일화도 있다.(왕하 20:7) 포도나무와 같이 무화과나무도 비옥한 땅과 물질적 풍요를 상징한다.

구약에서 이 두 나무는 쌍을 이루어 풍요로움과 평화스러운 상태를 표현한다. 솔로몬 왕 때 태평성대라는 것을 표현할 때 “유대와 이스라엘이… 각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평안히 살았더라”라고 했다.(왕상 4:25) 미가는 앞으로 임할 평화의 세계를 “각 사람이 자기 포도나무 아래와 자기 무화과나무 아래 앉을 것이라”라고 표현했다.(미가 4:4) 그런데 메뚜기 재앙으로 풍요로움의 상징인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가 앙상한 가지만 남은 몰골로 변한 것이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뚜기 재앙과 함께 한재(旱災)까지 겹쳐 시내가 말라 물이 없어 들짐승들까지 허덕이는 상태가 되었다. 재난은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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