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68년 동안 찬양대석에 선 장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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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출생한 이정일 장로님은 19세인 1954년부터 안동교회 찬양대원으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최연소 찬양대원이었다고 장로님은 기억한다. 참고로 안동교회는 1929년 찬양대가 조직되었다. 그는 86세인 2021년 말까지 무려 68년 동안 찬양대원으로 헌신했다. 이 장로님은 주일오전예배 시 늘 그 자리, 찬양대 마지막 줄 남성 베이스 파트에 앉아 계셨다.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도들에게 큰 은혜가 되었다. 장로님이 정년 은퇴 후 16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찬양대원으로 봉사한 것은 부족한 찬양대 인원을 메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장로님은 찬양대원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겼고, 평생 찬양대원으로 섬긴 것을 그 무엇보다 귀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정일 장로님은 한국 교회 역사상 몇 가정 되지 않은 동일교회 직계(直系) 4대 장로 가문 출신이다. 그의 증조부 이중희 장로님은 1919년 안동 3.1운동을 모의하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일경의 모진 고문을 받고 귀가한 후 1달여 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중희 장로님은 제101회 총회(2016년 9월) 시 제6호 총회 순직자로 지정받았다. 이 장로님의 조부인 이재삼 장로님은 1948년 안동교회 장로로 장립하여 아름다운 헌신의 삶을 살았다. 또한 이 장로님의 부친인 이인홍 장로님은 안동 협성학교를 졸업하고 20세의 나이로 안동 3.1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83년 5월, 이 장로님은 증조부, 조부, 부친의 뒤를 이어 안동교회에서 직계 4대 장로가 되었다.

이정일 장로님은 은퇴한 후 중단 없이 찬양대원으로 섬기기 위해 평생 참석하던 예배시간을 바꿨다. 은퇴하기 전 그는 주일 11시 30분에 시작하는 3부 예배에 참석했다. 하지만 은퇴 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1부 예배로 바꿨다. 자신에게 너무도 익숙한 3부 예배를 포기한 것이다. 가장 많은 성도들이 참석하는 3부 예배 찬양대 자리를 젊은 대원에게 양보하고 조금은 열악한 1부 예배에서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부 예배 찬양대원으로 봉사하기 위해 매 주일 오전 6시 30분까지 교회에 도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장로님은 16년 동안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명을 잘 감당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말, 후배들에게 자연스레 자리를 양보하고 찬양대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교회에서는 2020년 연말 이 장로님에게 67년 동안 찬양대원으로 근속한 것을 감사하며 기념패를 전달했다. 또한 올 1월 18일에 가진 경안노회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노회 역사상 가장 오랜 세월 찬양대원으로 봉사한 공로를 인정한 경안노회는 그에게 기념패를 수여했다. 이 장로님의 일생은 찬양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청년 초기부터 90세가 다 되는 지금까지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분을 볼 수 있을까? 이정일 장로님처럼 쉼 없이 평생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는 안동교회가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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