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의 종소리]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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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몰링신학교의 선교학 교수인 마이클 프로스트는 이 시대의 흐름을 ‘탈육신 시대’라고 표현하였다. ‘탈육신’이란 원래 고대에 죽은 사람의 몸에서 뼈만 남기고 다 제거해버리는 풍습을 말한다. 인간을 해체시키는 이러한 고대의 풍습을 이 시대에 타락한 문화속에서 육체에서 영혼을 분리시키는 현상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탈육신이란 성육신의 반대개념이다.

탈육신 시대의 현상이 우리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분리주의적인 이원론으로 나타난다. 세상이 거짓과 음란의 문화로 육체와 영혼을 분리시키고 있는 사이에, 교회 안에서는 교회와 세상의 분리로 나타나서 신앙과 삶은 서로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머리’로는 너무 잘 아는 진리가 ‘몸’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수님 시대에 ‘탈육신’된 현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바리새인들’이다. 그들은 율법이 정한 규례들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죄를 짓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 자로서 인정받기 원하고, 자신들처럼 규례를 지키지 않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버린 사람들이라는 의식 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바리새인들이 만들어 놓은 종교적 전통은 세상과 분리된 옷을 입는 것이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를 세상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소금과 빛으로 침투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여러가지 영역 중 하나로서 세상과 구분된 공동체로 존재하는 옷을 입고 있으면 우리는 헌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은 로마 가톨릭이 수많은 의식과 예복으로 성직자들을 구분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세상 속에서 분리된 교회로 존재하면 그림과 같이 교회가 성장할 수는 있어도 세상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을 수 있다. 교회가 이 시대에 입어야 할 새 옷은 세상 속으로 침투하여 세상을 위해 소금과 빛으로 존재하는 교회의 옷이다. 우리는 교회라는 독립된 간판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각 영역에 침투하여 세상을 위해 세상을 섬기며 존재해야 한다. 교회는 이 시대에 어떤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하는가? 모든 성도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 부름받은 성직자로서 침투하여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옷을 입는 것이다. 탈육신화되는 이 시대에 우리의 대안적인 신앙은 세상에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몸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세상 속에 소금과 빛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세상을 섬기고 세상 속에 그리스도의 임재하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육체와 영혼을 점점 분리시켜 버리는 무서운 탈육신화 시대에 영과 혼과 육을 하나로 온전케 하시는 그리스도의 임재하심을 체험하고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디트리히 본 회퍼는 60여 년 전에 이렇게 기록했다. “교회는 타자를 위해 존재할 때만 교회이다. 교회는 일반적인 인간 생활의 문제와 짐을 함께 나누어지되 지배함으로써가 아니라 돕고 봉사함으로 져야 한다. 교회는 모든 직업에서 그리스도안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이고, 타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본 회퍼)”.

이재훈 목사

<온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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