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만군(萬軍)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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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왕이 누구냐?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

영광의 왕이 누구냐?

만군(萬軍)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로다.” 

(시 24:8,10)

고대 사회에서 지고 지존의 존재는 왕이었다. 지상에서 최고의 존재인 왕에 유비(喩比)시켜 이 시편은 여호와 하나님을 영광스러운 ‘천상의 왕’으로 찬양하고 있다. 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존재였다. 그러나 동시에 왕은 막중한 책무를 감당해야 했다. 그것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대를 거느리고 나가서 싸우는 ‘무장’으로서의 책무였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더라도 왕들은 전투에 앞장섰고, 전사한 왕도 여러 명 있었다.

왕을 ‘무장’이라고 할 때 사용된 히브리 단어는 ‘기불’(gibbur)이다. ‘기불’은 ‘무장, 용사, 용맹스러운 장수’라는 뜻이다. 이 말이 형용사로 사용될 때는 ‘강하다, 용감하다, 용맹스럽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고대의 왕은 곧 ‘기불’이었다. 한글 성경에서는 ‘용사’라고 번역했다. 시편 45편을 보면 왕을 ‘기불’(용사)이라고 부르면서 전쟁터로 나가 전투에 임하는 ‘무장’(기불)으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용사여!(‘기불’) 칼을 허리에 차고… 병거에 오르소서.” 그리고 활을 쏘며 전투하는 왕의 모습을 묘사한다. “왕의 화살은 날카로워 왕의 원수의 염통을 뚫으니 왕의 앞에 엎드러지는도다.” (시 45:3-5)

지상의 왕이 군대를 거느리는 ‘무장’(기불)인 것과 같이, 구약성경에서 천상의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은 ‘하늘의 군대’ 곧 천군(天軍)을 거느리시는 ‘무장’(기불)이시다. 하나님이 거느리시는 ‘하늘의 군대’는 그 수가 많아서 많은 군대라는 뜻으로 ‘만군’(萬軍 쩨바오트 tseba’ot)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여호와 하나님을 ‘만군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라고 불렀다. 또한 ‘엘 기불’이라는 호칭도 사용되었다. ‘엘 기불’(El gibbur)은 ‘무장이신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글 성경에는 ‘엘 기불’을 ‘능하신 하나님’ (사 10:21) ‘능력있는 하나님’ (렘 32:18) ‘전능하신 하나님’ (사 9:6) 등으로 번역했다. 이러한 번역은 ‘무장이신 하나님’이라는 히브리 원문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개정판을 출간할 때 고쳐지기를 바란다.

이제 시편 24편의 말씀으로 돌아가본다. “영광의 왕이 누구냐? 강하고 능한(‘기불’) 여호와이요, 전쟁에 능한(기불) 여호와시로다… 영광의 왕이 누구냐? 만군(萬軍)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시로다.” 이 시편은 천상의 왕으로서 ‘만군’을 거느리시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시는 용맹스러운(기불) ‘무장’으로 표상된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것을 배경으로 하여 예언자 요엘이 보았던 환상의 기록을 읽어본다. “여호와께서 그의 군대 앞에서 소리를 지르시고, 그의 진영(=군대)은 심히 크고(=수가 많고) 그의 명령을 행하는 자는 강하니….” (요엘 2:11) 구약학계에서 이 말씀은 해석하기 어려운 난해 구절로 취급되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들은 이 구절의 수수께끼를 어렵지 않게 풀 수가 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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