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죽음을 예비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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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고등학교 동창이었으며 흔히 말하는 성공한 목회를 하였던 부산 수영로교회 설립자인 정필도 목사가 사망함을 시작으로 금년에만도 동창이 벌써 일곱 명이 사망하였다. 그러면서 망팔(望八)에 이르러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비하는 것이 결코 부질없는 일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정 목사는 중학교 시절부터 타고난 목사였다. 당시에 믿음이 좋았던 선생님의 열성으로 성화회(聖火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작은 예배모임을 하였을 때도 그는 빠지지 않고 열심히 기도하던 소년이었다. 그러다가 후에 그가 부산에서 수영로교회를 설립하고 열성적으로 부흥시킨다는 이야기를 접하던 때에, 당시에 LA에서 살던 나는, 거의 1년에 한 번은 사경회를 위해 도미했던 그를 때때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가 이제는 부산의 대형교회를 섬기면서 역동적으로 목회활동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은퇴 후에도 열성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이끌어가던 그가 코로나로 인해 불의의 사망을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물론이고 당연하게 언젠가는 죽음에 이르러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하나님의 섭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착각이라도 하듯 모르고 지나치면서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멀쩡하게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사망한다던가, 뜻하지 않게 중한 병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는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쳐올지도 모르는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일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이에는 유언장을 작성하든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장기기증서를 만드는 일 등 이제는 상당히 보편화되어가는 일들을 처리함으로 어느 정도 책임을 마쳤다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 ‘아직은 죽음을 생각하기에 나는 해당사항이 없이 건강하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손을 놓고 있을 때에 정말 알 수 없게 꼼짝 못하는 경우를 당할 수도 있기에, 그래도 제대로 움직이고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남에게 베풀 수도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에 천천히 그리고 작은 일부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비록 육체는 늙어가면서 연약해지고 노쇠해지지만 젊은 마음을 지니고,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애쓰는 결과로 우리는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을 지닐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희망을 잃지 않으며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고, 당연하게 즐거운 마음이 항상 샘솟듯 일어나며, 이는 세월이 흘러도 결코 나약한 노인으로 허무하게 슬어져가지 않음으로 당연하게 우리의 죽음까지도 긍정적으로 예비하는 에너지를 지닐 수 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내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어떤 언어행동이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참된 일인가를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만일 지금 나에게 허락된 살 수 있는 기간이 30일밖에 남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 기간에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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