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믿음으로 한국 땅에 뛰어든 배위량 목사 (140) 배위량 순례단의 역사(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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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위량 순례길이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정착된다면, 그때는 배위량 순례단연합에서 해야 할 역할이 지금 추구하는 것들과는 달라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보존과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하겠지만, 지금은 배위량 순례길을 찾고 그 길을 걸을 만한 길로 만드는 일을 중요시하면서 그 길을 왜 걷고 왜 이런 일을 행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야 할 때이다. 즉 상황에 따라서 어떤 단체의 지향성이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천년의 세월 동안 신앙적인 열정으로 순례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길이 열렸고 이어지고 계승되어 왔다. 그런데 배위량 순례길은 아직까지 그런 의미를 찾고 길을 찾고 개척해야 하는 초창기에 있다. 그렇기에 배위량 순례단연합을 통해 순례의 의미와 가치를 홍보하고 함께 걷고 함께 이 일에 대한 당위성을 찾고 이 일을 이어가는 것이다. 

역사 속에 덮여져 잊혀져 왔던 길을 찾고 개척하고, 유지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길이 가진 역사적인 의미와 취지를 찾고 이어가고 계승하기 위하여 역사성과 의미를 바르게 정립해야지, 흔들리지 않고 이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배위량 순례단연합을 통해 배위량  순례길이 열리고 이 길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한국의 개신교의 순례길로서 의미를 정립할 때 이 길이 순례길로 대한민국 국민들과 세계 시민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고 그때쯤에는 배위량 순례단연합은 이 길의 기반을 조성한 기관으로 인정될 것이다. 

그래서 배위량 순례단연합의 역할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순례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는 시점이라 많은 일로 벅차고 힘들지만, 언젠가는 배위량 순례단연합이 정말 중요한 일을 했다는 것을 한국 교회가 인정하는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은 시작하는 시점이라 해도 해도 빛도 나지 않고, 오해하는 분도 많이 만나겠지만, 참고 인내하고 주어진 일에 열심을 낸다면, 애초에 배위량 길을 한국개신교의 대표적인 순례길로 개척하고자 했던 취지를 잘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속히 무언가 일을 성취하고 그것으로 인정을 받겠다고 하면, 쉽게 지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쉽게 포기하고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멀리 바라보고 천천히 꾸준하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하고 찾고 탐방하고 사람을 모으고 하면서 이 일을 이어가면서 정체성을 지켜가야 할 것이다. 

순례를 하기로 계획하지만, 어느 날에 순례를 할 것인가를 질문한다면 순례 일정을 잡는 일만도 간단하지 않다. 필자가 ‘배위량 순례길과 스토리텔링’이란 과목을 영남신학대학교에서 다년간 개설하고 수업과 순례를 실습으로 하면서 이론 수업과 실습을 병행했다. 이렇게 수업으로 순례를 하는 경우에는 학기를 시작하면서 학생들과 순례 일정을 짰다. 그 일정은 모든 학생이 참석 가능한 날을 찾고 그 날에 순례를 하도록 수업 일정을 짜서 수업을 조정하고 한 학기동안  수업을 한다. 이렇게 수업을 목표로 할 때는 수업 시간에 모든 학생이 함께 일정을 잡고 순례 일정을 짜기에 그 날에 순례를 행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 영남신학대학교의 배위량 순례동아리의 경우도 비슷하게 필자가 순례가 가능한 일정을 말하고 동아리 회장에게 회원들과 의논하여 순례 일정을 짜고록 하고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순례를 해 왔다. 그런데 학생들이 수업 중에 순례 일정을 잡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회의 부서 활동을 하고 각기 수업 시간이 다 달라 순례 일정을 짜는 것이 간단하지 않아 학기 중에 못하고 거의 방학 때에 순례를 많이 했다. 

배위량 순례단연합은 목회자, 평신도 그리고 학생들로 구성되어 순례 일정을 짜는 것이야말로 대단히 어렵다. 순례단원 중에 목회자는 주말과 수요일에는 순례가 어렵다. 그런데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평일에 순례를 행하기가 어렵다. 공휴일에는 모두가 순례를 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려울 경우가 더 많다. 순례일정을 잡아도 학기 중에는 이런 일, 저런 일로, 쉽지 않아 여름 방학이나 겨울 방학에 하자고 하여 그렇게 방학중에 준비하여 순례 일정을 잡아 순례를 행하는 일이 많다. 그러면 더우면 더운 것 때문에, 추우면 추운 것 때문에, 아침은 아침이라서 맞지 않고, 오전은 오전이라서 어렵고, 오후는 오후라서 어려운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 그럴 때 한두 사람이라도 참석하면 순례단이 이루어지게 되어 배위량 순례길을 따라 묵묵히 순례를 출발한다. 그런데 날이 서늘한 날씨라 문제가 없어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참여자가 있으면 순례가 쉽지 않다. 참여자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어려움 없이 목적지에 도달한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춥거나 너무 덥다면, 또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경우는 문제가 발생한다. 추워서, 혹은 더위서 더 못 가겠다고 하며 돌아가겠다고 할 때,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는 장소가 시내나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장소라면, 그래도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 방편이 있는데, 들판에서나 산중에서 그럴 경우는 곤란을 겪는다. 그럴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편을 찾아 먼저 귀가하도록 한다. 순례단이 조직되고 예비 인원이 있어 지원팀이 있으면 그분들의 도움으로 위기에 대처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는 예비용 차량을 준비하여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다. 이럴 경우 차량으로 만약을 대비하는 분은 순례를 나왔지만, 지원팀으로 봉사하는 순수봉사를 하는데, 그런 인원이 없는 소규모 순례단을 꾸릴 경우는 어려움이 동반할 수 있다. 

배위량 순례단연합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멀리서 오시는 대부분의 참여자는 순례하는 현지에 가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따뜻한 밥과 따뜻한 잠자리를 갖추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몸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참여한다. 가까이 있는 분들은 순례단이 아직 약하고 이제 겨우 시작했으니, 우리 순례단이 아직은 현지의 어려운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작은 규모의 순례단이고 겨우 회비로 운영하는 순례단이니 멀리서 오시는 큰 교회 목회자들이 금일봉이라도 가져와 순례단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멀리서 오셨던 어떤 분은 삼일 길을 같이 걸으면서 계속 순례에 참석하도록 초청을 한다면 그런 준비를 다 갖추고 순례에 초청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야만 멀리서 오시는 분들이 부담없이 순례를 하게 되고, 그러면 이 순례길이 알려질 것이고, 그래야 배위량 순례길이 제대로 가치를 드러내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도록 권장한다. 그러기 위하여 배위량과 관계된 어느 교회를 찾아가서 도와 달라고 해야 하고 어느 학교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된다고 한다. 

그때 필자는 “그 모든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고 그런 일을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쉽게 생각했고, 순례단 일을 시작하면 많은 동조자가 나타나서 일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는데,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껴가는 중이라고 대답한다. 

배재욱 교수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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