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문명의 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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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듣고 있으면 이 세상이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공포영화에서나 보았던 세계적인 대 유행병이 출현하여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공포로 몰아넣었는가 하면, 코로나19의 공포가 끝나가는가 싶더니 이제는 경제불황과 물가상승의 위협이 온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전쟁도 마치 3차 세계대전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길함으로 우리에게 엄습해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고 있는 정치와 경제적 갈등은 다시 세계적인 냉전이 시작되는 조짐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또 어떤가? 이번 여름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폭염과 폭우와 가뭄의 소식들은 기후위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눈을 우리나라로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혼란스럽다. 출범한지 겨우 100일이 지난 윤석열 정부는 사상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여야 정치권 내부의 갈등은 극에 달한 느낌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적인 정치와 경제환경도 안개속에 있는 것처럼 불투명하고, 당장 물가상승과 같이 우리 보통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불안도 심각하다.

이 모든 위기와 변화의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세계의 지식인과 석학들은 한 목소리로 지금 우리는 바로 문명의 전환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500여 년전 서양의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으로 시작된 현대문명은 인류의 생활 수준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서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빈곤과 기아에서 해방되었으며 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누리면서 경제적인 풍요를 구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번영을 가져온 현대문명은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과학기술혁명이라는 세 가지의 기초위에 건설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세 가지의 기초가 모두 위기에 처해 있다.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통해서 현재의 경제적 번영이 이루어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또한 지난 250여 년간의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이 기후변화의 위기를 초래하였으며 과도한 소비문화는 자원의 남용으로 환경과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급기야는 전염병의 창궐이라는 현상까지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그럼 자유민주주의는 어떤가? 1991년 소련이 몰락한 이래 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 유일한 정치체제로 정착되는 것 같았으나 이제 다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전체주의가 발흥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혁명의 결과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온 반면 이제는 원자폭탄 이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현대문명의 핵심인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은 모두 기독교 정신으로부터 유래된 것인데, 서구에서 기독교가 쇠퇴하면서부터 현대문명의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기독교의 정신을 회복하는 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원래 기독교는 근동지방의 유대교로부터 근원을 둔 것으로서 동양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 시작된 현대문명이 이제 동양과 만나 동양의 지혜와 전통을 통해서 초대 기독교의 정신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면, 동양의 정신적 전통과 서양문명이 만나는 교차로에 있는 한국의 기독교야말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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