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불교계의 종교편향 주장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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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관광문화사업을 ‘종교편향’이라며 문제를 삼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불교계는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문제 삼으면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신안군이 ‘천사섬’이라고 명명한 것은 1026개의 섬 중에 물이 차면 잠기는 섬들을 제외한 1004개를 일컫는 말이다. 신안군이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은 아니며 친절한 어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 창의적인 명품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불교계는 또한 증도면 병풍리·기점도·소악도 노두길을 중심으로 조성하여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섬티아고’(섬 순례길 지칭) 순례길과 작은 기도처를 종교편향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의 주장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 주장인지는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기점·소악도 섬티아고(순례길)는 비기독교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박우량 군수는 “우리 지역이 어렵고 힘드니까 관광차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면서 인구 180명의 병풍도에 12개의 작은 순례자 교회당(집)을 지어 ‘순례자의 섬’을 만들었다”며 “물이 들면 5개의 섬으로 분리가 되고 물이 빠지면 한 개의 섬이 된다. 처음에는 관광객들에게 물때를 알려줬다. 지금은 물때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면 음식점도 없는 바닷가에서 3~4시간씩 노두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간다. 작년에 5만3,000여 명이 다녀갔다. 인구 비례로 보면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안군은 전국 226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224~225등이다. 더욱이 고령화율이 전남 4위이고, 인구소멸지수 고위험군 8위에 있어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다. 우리 지역이 관광문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지역이 살아나야 하고, 지역주민이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정종교단체에서는 편향적이라고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관광문화사업을 통한 세계적인 관광문화의 섬으로 만들려는 신안군은 문화관광사업만 아니라 농어촌 14개 읍면에 박물관 또는 전시관을 한 개씩 설립하는 1도1뮤지엄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안군의 창의적인 문화관광사업 중 하나인 퍼플섬은 지난해 유엔세계관광기구로부터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및 ‘2021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불교계가 끊임없이 주장해 온 ‘종교편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부의 인사와 정책 그리고 예산 지원에 있어서 특정 종교에 과도하게 편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정보공개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가 지원한 종교별 지원예산 내역을 확보해 살펴봤더니 불교계 5,912억·천주교 4,472억·기독교 1,732억 원 규모였다. 교세가 가장 큰 기독교가 가장 적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것을 종교편향이라고 하는 것이고,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종교차별인 것이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불교계에 대한 종교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불교 의식’을 가르치는 것도, 사월 초파일에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개최하는 대규모 ‘연등제’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또한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의 혈세로 폐사지에 절을 복원하고, 사찰을 개보수하는 것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자칫 종교간 갈등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불교계가 더 이상 ‘종교편향’이라는 날카로운 검(劒)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국민화합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

김철영 목사 

(세계성시화운동본부·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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