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 지혜의 아름다운 샘터를 만들어 가는 사람 <1>

Google+ LinkedIn Katalk +

어린 시절 전국을 헤매면서 거지 생활을 하다가 거지 생활의 종착역인 부산에 머물 때가 있었다. 나라에서 거지들을 붙잡아다가 훈련시키고 어떤 거지는 좋은 고아원으로 보내고 전과가 있는 거지들은 저 멀리 가득도라는 섬으로 보냈는데 무슨 일인지 나도 그곳으로 보내졌다. 그곳은 부산 저 한구석에 자리한 소위 아동보호소라 불리는 곳이었다. 거기서는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찬송도 가르쳐 주고 동요도 가르쳐 주었다. 그때 지도 교사가 다음과 같은 노래를 가르쳐 주었는데 나는 노래 속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집에서 베 짜는 어머니와 들에서 밭 가는 아버지도 

배울 때 배우고 일할 때 일하세

어느 것이든지 배워야 산다

맑은 시냇가에서 고기 잡는 소년들도

고기 잡을 때 고기 잡고 배울 때 배우세

어느 것이든지 배워야 산다

동산에서 나무하는 나무꾼도

일할 때 일하고 배울 때 배우세

어느 것이든지 배워야 산다

노래 속에 깊은 진리가 담겨 있다. 그 노래를 배운 지 얼마 후에 교무 주임이 나를 그의 사무실에 데리고 가더니 “너는 똑똑하고 인물도 좋고 총기가 있으니 맹아학교에 가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하시며 부산에 있는 맹아원에 입학을 시켜 주었다. 그곳이 나의 거지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종착역이 되었다.

노래처럼 인생은 쉼 없이 배워야 한다. 배우되 아름답고 선하고 희망이 담긴 것, 창조할 수 있는 곳, 발전할 수 있는 것,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 성공을 만들어 가는 것, 위대함을 이루는 것을 배워야 한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과정이 끝났다고 해서 배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세상에 나오면 배울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비로소 모든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배움의 시작이 찾아왔음을 알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졸업식을 말할 때, ‘graduation’(졸업)이란 말 대신 ‘commencement’(시작)란 말을 쓴다. 참 의미 있는 용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학점을 따기 위해, 졸업을 하기 위해, 긴 세월 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세상이라는 무대에 나왔다. 그런데 세상과 사회는 내가 배운 것과 많이 달랐다. 하늘과 땅만큼 달랐다. 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배우고, 일하는 일터에서도 배우고, 선비들이 남긴 책을 읽으면서도 배웠다. 이렇듯 인간에게 배움이란 끝이 없다. 배움이 없다는 것은 죽은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지식사회라고 정의한다. 지식이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학자들은 여러 가지 말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성경에 미래예측이 이미 기록되어 있다. 다니엘 12:4에는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고 한다. 지식의 발달은 미래사회의 한 특징이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프랜시드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다. 지식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수시로 느끼며 살고 있다. 이제는 지식이 힘이며, 생존수단이며,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열심히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다. 지식은 물과 같기 때문이다. 지식은 고여 있지 않고 정체되지 않고 쉼 없이 흘러간다. 어제의 지식, 어제의 정보는 더 이상 오늘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늘 배워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미완성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루터는 인간을 ‘다 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져 가는 존재’라고 했다. 되어져 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이기에 인간은 끝없이 배워야 한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