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이야기] 사랑으로 튀겨낸 나눔의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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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웅돈(53) 씨는 소령으로 전역하면서 받은 퇴직금을 투자해 1998년 돈가스 가게를 차렸다. 그 후 어린이날 어느 할머니가 어린이 셋을 데리고 들어와 4,000원 짜리 돈가스 하나를 주문했다. 할머니는 돈가스를 잘게 썰어 손녀들에게 나눠주어 먹게 했기 때문에 할머니는 먹을 것이 없었다. 이때 차 씨 부부는 그 모습을 보고 큰 돈가스를 특별히 만들어 할머니와 어린이들에게 주면서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돈가스 나눔’의 시작이 되었다. 2017년 1월 9일 마포구 동교동 주택가에 있는 10평 남짓한 가게에 할머니가 들어와 힘없는 목소리로 “배가 고파서 밥을 먹고 싶은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차 씨는 어서 들어오시라고 하면서 두툼한 돼지고기 안심에 바삭한 왕(王) 돈가스와 따뜻한 쌀밥과 된장국을 할머니 테이블에 차려드렸다. 할머니는 돈가스를 다 먹은 후 몇 번이나 차 씨에게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식당을 나갔다.

이 식당 벽에 ‘돈가스를 드시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으신 분에게 무료로 돈가스를 대접 하겠습니다’라는 큰 글씨의 안내문이 있다. 차씨와 부인 이명혜(54) 씨는 올해로 19년째 식당을 경영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돈가스를 대접했다. 대상은 주로 폐지를 줍는 할머니, 몸이 불편한 장애인, 노숙자, 심지어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그동안 1,000명 넘게 대접했다. 무료로 대접받은 손님들은 차씨 부부를 ‘천사’라고 예찬한다. 돈가스를 드시는 모습을 보는 차 씨 부부는 우리가 도리어 마음이 흐뭇해 은혜를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무료손님이 점점 줄어 고민하다가 금년부터 동사무소를 찾아가 관내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과 장애인들과 생계가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방문해 돈가스를 대접하기로 했다. 

그리고 2015년부터 차 씨 부부가 ‘나눔의 돈가스’를 보람 있게 하는 것을 지켜본 큰 아들 주환(28) 씨가 한 블록 건너에 돈가스 가게를 차렸다. 이유는 부모가 돈가스를 무료로 나누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을 보고 부모의 뒤를 이어  아들도 자기 손으로 ‘천사 손님’을 모시고 싶어서라고 했다. 부모의 뒤를 이어 ‘나눔의 돈가스’를 아들이 계승하는 일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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