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공직자의 성실한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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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토) 밤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주변에서 핼러윈(Halloween) 축제가 있었다. 이날 밤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인근 좁은 언덕길 골목에서 참사가 벌어져 158명이 참사를 당하고, 200여 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외국인 희생자도 26명에 이른다. 이처럼 20~30대 많은 청년들이 희생당한 이유가 어디에 있었던가?

참사가 발생한 곳은 폭이 3.2m이고, 길이 40m의 좁은 골목이었다. 언덕길로 되어 있는 이곳에 일시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내려오는 인파와 올라가는 인파가 맞부딪쳤다. 내려가는 인파 중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밀어’ ‘밀어’를 소리쳤다는 것이다. 올라오는 인파도 이에 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 쓰는 과정에서, 양쪽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넘어지고 밟히고 결국 압력을 이기지 못해 많은 청년들이 압사를 당한 것이다. 

이번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사건이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이 지역이 지극히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수 차례 112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인재(人災)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해당 공직자들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냉정히 바라볼 때, 나라의 최고 책임자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현장 책임을 맡은 해당 공직자들이 자기가 맡은 분야에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사고의 가능성은 도처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건은 후진국가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인재(人災) 중의 인재다. 현장 담당 책임 지도자들이 인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인파들이 흐르는 물결처럼, 순리적으로 대처해 가도록 조치를 취했더라면, 이번 참사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공직자들은 전통적 의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옛날 왕조시대에는 사군이충(事君以忠)의 정신이 지배적이어서 임금에게 충성하는 것이 곧바로 나라에 충성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날은 민주화시대로서, 왕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출세를 하려면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하고, 정치권력의 실권자들에게 잘 보여야 하기에 국민을 안중(眼中)에 두기보다는 윗사람의 의지를 안중(眼中)에 두고 움직이는 것이 지배적이다.

공직자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앞날의 출세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명감이 투철한 신실한 청지기는 자신의 출세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영광을 더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들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일 것이 아니라,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 속히 해당 상관에게 보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골든 타임을 놓지지 않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식이 선진화되지 못한다면,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달라지고,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들의 의식이 선진화되고 사명감에 불타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부실한 의식은 부실한 참사의 동인(動因)이 될 것이다. 살기 좋은 나라, 아름다운 나라는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 성실한 국민, 책임감 있는 신실한 공직자들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을 가지고 죽도록 충성을 다해 맡은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할 때, 더욱 살기 좋은 희망에 넘치는 나라가 이룩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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