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인생의 설거지를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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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축복이 우리에게 일어났는지 이제는 인생 100세 시대를 구가하는 이야기가 하나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곧 초고령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늘어나는 노년을 어떻게 잘 보내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보통은 ‘건강하면서 배부르고 등 따스하면 더이상 바랄 것 없다’라는 소박한 소원을 말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닥치는 죽음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기에 보통은 오래 사는 것을 바라는 것이 일상적인 사람들의 소원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의 삶이 바라는 대로만 가지 않는 것도 현실이니,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본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자그마한 몸집의 와카미야 마사코는 1935년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쓰비시 은행에 입행해 정년까지 열심히 일했던 전형적인 일본 여성이었다. 비혼이었던 그는 은퇴 후에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평범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중에 100세가 넘게 살던 어머니가 사망하자 어느덧 그의 나이도 80이 되었다. 그동안 어머니의 병간호로 친구들도 모두 잃은 그는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독거노인이 되었다. 연금으로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지만 아무런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SNS를 통해 외부와 연결하는 새로운 삶이 열리면서 그는 이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이를 잘 이용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뿐 아니라 이를 주변에 있는 노인들에게 가르치는 일도 시작하면서, 그에게 잠재했던 재능을 발휘해서 그가 82세가 되는 지난 2017년에는 노인을 위한 게임 앱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게임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그는 그가 속한 노인을 위해서 그의 재능을 발휘한 것이다. 이제 세계 최고령 앱 개발자가 된 그는 애플(APPLE)의 팀 쿡 CEO가 주관하는 ‘연례 세계 개발 대회’에 초청받아 컴퓨터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에서 강연하기도 했고, UN에서 「노인에게 디지털 기술은 왜 중요한가?」라는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하는 등 몹시 바쁜 세계적인 유명인이 되었다. 그 후로 그는 책도 저술하고 강연을 다니는 등 88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역동적인 유명인이 되었다. 

그가 보통의 소심한 일본 여성처럼 연금에 만족하며 평범한 생활을 했다면 우리가 그를 알 수가 없겠다. 그러나 그는 독거노인의 삶을 떨쳐 나와 끝없는 호기심과 왕성한 창의력 그리고 겁 없는 도전 정신으로 나이를 잊은 활기찬 생활을 했기에 오늘의 찬란한 성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젊었을 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움직이지도 않는 생활 자세는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자연의 순리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여러가지 사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나이 80이 넘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지어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빈둥거려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 비록 그렇더라도 이왕이면 목표를 세우고 조금 더 보람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때로는 새로운 일을 추구하려는 정열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우리의 인생을 제대로 정리하는 멋진 설거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용단은 가만히 앉아 시간을 기다리며 머릿속으로 계산만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그런 일에 착수하는 용단일 것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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