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다 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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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사회생활할 때에 일이 잘되지 않을 경우, 그것은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고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일제 강점기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1910년 한·일합방이 이루어진 것은 국가의 주인의 한 사람인 도산 자신이 방관한 책임 때문이라고 자신을 자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민주화에 크게 기여하시고, 가톨릭 교계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도 많은 존경을 받던 김수환 추기경은 목회하시던 기간에 ‘내 탓이요’라는 자책정신을 강조하셨다. 개신교계에서 한국의 어거스틴이라고 불리던 연희전문 국문과 출신으로 대광‧경신‧숭실중고교 등에서 차세대들을 양육하셨고, 영세교회에서 목회하셨던 한밀 김종수 목사님은 사랑의 ‘천국방언’을 통해, 오늘 풍랑 만난 것은 ‘다 나 때문이다’라고 20여 년간 자책의 밀알정신을 강조하셨다. 

한국은 OECD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저조한 국가로, 국가에서 아무리 많은 재원을 투자해도 기대 이하다. 청년들이 주택난이나 여러 경제 사정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오늘날보다 더 여건이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자녀들을 많이 낳아 양육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녀들을 낳아 기른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때로는 자신이 낳은 자녀들 때문에 많은 희생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 그런 자녀양육의 고통을 피하는 풍조가 이 사회에 만연될 때, 한민족의 존재는 서서히 저물어가고 이 땅이 외국인의 일손 없이는 지탱하기 어려운 미래가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저출산의 심각성 문제에 대해, 국가와 남탓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책임은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기후 변화가 심각하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낮은 해수면이 바닷물로 잠기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또한 갑자기 물 폭탄이 쏟아져 2022년 파키스탄 국토의 1/3이 물바다로 변해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 또한 올해 초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을 비롯한 한반도 남쪽 지역의 피해가 막대하다. 그 근본 원인이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 주로 온실가스를 과다하게 배출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결국 오늘날 바다가 오염되어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고, 급격한 기후 변화로 점점 인간들이 살기 어려워져 가는 것이 인간들이 지구를 오염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오늘날 세계 국가의 국민들은 기후 변화의 근본적 문제가 이 시대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산업화 국가들의 국민들을 비롯한 만민들의 책임이라는 자각의식(自覺意識)을 현실적으로 느껴 깨끗한 지구환경을 유지 보존하기 위해, 국제 환경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민주화시대를 맞아 국민의 대표자들을 우리 자신의 손을 통해 뽑는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나 나라 전체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아 세운다. 그들 지도자들의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그런 지도자를 뽑아 세운 사람이 누구인가? 특히 선거 때, 정신을 바짝 차려 국민 주권을 책임감 있게 행사해야 할 것이다. 

구약성서의 요나서에 보면, “바다가 점점 흉용한지라. 무리가 요나(Jonah)에게 이르되, 어떻게 하여야 바다가 잔잔하겠느냐 하니, 요나가 대답하되,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면 바다가 너희를 위하여 잔잔하리라. 너희가 이 큰 폭풍을 만난 것이 나 때문인 줄을 내가 아노라(요나 1:11-12)”라고 했다. 가정의 확대가 국가요, 국가의 확대가 세계다. 나 개인 한 사람의 행동은 국가와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책임의식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상대방을 원망하기에 앞서, 모든 것이 ‘다 나 때문이다’라고 하는 겸손한 자책정신(自責精神)으로 돌아갈 때, 난제(難題)들이 풀려갈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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