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이어도(離於島) 안보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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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는 제주도 마라도 서남쪽에서 149km, 중국 서산다오(蛇山島)에서는 287km, 일본 도리시마(鳥島)로부터는 276km 거리에 위치해 있는 수중(水中) 암초다. 보통은 바닷물에 잠겨 보이지 않고 파도가 일어날 때만 보인다. 그래서 선박 침몰 사고가 자주 나곤 한다. 즉 이어도는 영토(領土) 개념의 섬이 아니고 상시(常時)에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인 섬이다.

이어도는 근처 파도가 잦아 파랑도(波浪島)라고도 불렸다. 제주도 아낙들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바닷속 파랑도 여인국(女人國)에 빼앗긴 것으로 여겼던 한(恨) 많은 섬이기도 했고, 잠수 일에 지친 제주도 아낙들에게는 꿈속의 섬이었다는 말도 있다. 조선 영조 때 제주도 선비 장한철(1744~?)이 과거를 보기 위해 배를 탔다가 이어도 근처에서 풍랑을 만나 바다에 표류한 적이 있다. 그가 다섯 달 만에 살아와 지은 책 『표해록(漂海錄)』에는 ‘여인국(女人國) 이어도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대목이 있다. 

우리나라는 1951년 이어도 암초에 한국 소유라는 표지판을 바다 아래 가라앉혔다. 1987년에는 이어도 등부표(燈浮標, Lighted buoy: 선박 항해에 위험한 곳임을 알리는 무인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항로표지 부표)를 설치하고 이 사실을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그리고 2003년에 이어도 위에 해양과학기지를 세웠다. 첨단 관측 장비와 헬리콥터 착륙장을 갖춘 해저 40m, 해상 36m의 400평짜리 구조다. 오늘 이 이어도에 설치된 108점 첨단장비는 해양조류와 어류의 동태를 조사하고 태풍의 진로와 강도를 관측하고 있다. 해양 영토·영해는 기점에서 확보된다. 우리 정부는 최근 영해기점을 재측정해 해양영토 119.5㎢를 확장했다. 서울의 5분의 1쯤 되는 넓이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양법 제7조에 근거해 2014년부터 관할 해역 설정의 기준점이 되는 간조노출지 위에 대한민국 해양영토임을 알리는 영구시설물을 설치했다. 그리고 23개 영해기점을 연결해 직선기선을 설정했다. 직선기선은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거나 섬이 많은 수역에서 최외곽 섬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이다. 해안 굴곡이 없는 동해안은 통상기선(썰물 때의 해안선)을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직선기선을 채택한 나라는 중국·일본을 포함해 80여 개국에 이른다. 한국은 남·서해안 굴곡이 깊고 섬이 많아 직선기선을 사용할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이어도는 어떤 다양한 해양경계측정 시나리오에 의하더라도 한국 영토와 최단거리 위치에 있어서 한국 해역 내에 위치한다. 그런데도 중국은 이어도 인근을 들락이면서 자신들의 암초라고 우기고 있다. 소위 ‘이어도 공정(工程)’을 하고 있다. 중국은 장쑤(江蘇)성 난퉁(南通)과 상하이 충밍다오(崇明島)에서 동쪽으로 150해리나 떨어진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岩礁)’라 부르며 중국에 관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한 이후에도 몇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도에 대한 중국측 기점은 당초엔 이어도에서 245km 떨어진 무인(無人)섬 퉁다오였는데 2008년 10월 그 측정 기점이 287km 떨어진 서산다오로 변경되었다. 국제 해양법협약(제121조 3항)에 무인 바위섬을 기점으로 삼을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었다. 

이어도는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어 있는 해역에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명백히 한국에 더 근접해 있다. 한국 남단 섬 마라도에서 149km 떨어진 반면, 중국측에서 가장 가까운 상하이의 앞바다인 퉁다오섬에서도 247km나 떨어져 있다. 폐일언하고 국제관례대로 겹치는 수역의 중간선에 의해 이어도는 확실하게 우리 EEZ에 속한다. 중국은 이런 국제해양법의 중간선 경계 원칙을 무시하고 해안선의 길이, 배후인구 등을 고려해야한다 하면서 이어도의 관할권이 중국에 있다고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다.

이어도 해역은 우리나라 99% 가량의 무역물동량 ‘이어도해역→동중국해→남중국해’ 운송항로를 이루고 있다. 안전한 이어도 바닷길은 무역입국 한국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항로다. 

한국은 이어도를 ‘인공섬(人工島)’ 공사를 확충하여 영토(領土)로서 기능을 보다 확보하고 안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상하이(上海)에서 남북으로 펼쳐진 중국연안 해역은 양쯔강(江)에서 흘러나온 토사의 퇴적으로 수심이 얕기 때문에 중국 동해함대는 바다로 나가든지 기지로 돌아오든지 반드시 이어도 해역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해군기지 주 임무는 이어도(항로)”임을 거듭 밝힌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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