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 인생에서 최고의 미덕은 서로 존중하는 신앙철학을 가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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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4:9

전 하버드대학 총장 로런스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말하기를, 인간은 겸손과 신중한 마음으로 인간을 대하면서 낮고 천한 자라도 무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학교 안에서는 동료들과 스승을 예의 있게 존경하고, 생활 속에서는 부모와 친구, 모든 사람을 존중하며, 직장에서도 윗사람과 동료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라고 가르쳤다.

이 말이 상당히 내 마음에 와닿았다.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은 그 누구도 무시당하거나 존중받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말에도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별 볼 일 없고 낮은 데 처해 있고 사람들의 눈에 인정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더라도 훗날 그가 어떤 위치, 어떤 자리에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내가 어느 교회에 지도자로 있을 때, 여학생 중에 미모도 뛰어나지 못하고, 말도 함부로 하며 동료들과 잘 다투고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상대하지도 인정하지 않았다. 아마 그는 나에게 갈등과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세월이 꽤 흘렀다. 내가 시카고에 갔을 때 비행기표를 예약하기 위해서 여행사를 찾아갔다. 그때 마침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그 여학생을 만났다. 그녀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시카고에서 여행사 사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목사님을 여기서 만나네요. 목사님은 그때 저를 싫어했죠. 그런 목사님을 보고 슬펐답니다”라고 했다. 나는 그 여학생을 보고 부끄러웠다. 미안한 마음에 옛일을 사과하고 비행기표를 사고 팁도 주었다.

이것이 바로 로런스 서머스 총장이 말한 것과 같다. 세상에는 존중받지 못할 사람이 없다. 지금은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을 언제 어디서 어떤 관계로 다시 만날지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만나든 자신의 위치나 권위를 내세우지 말고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초한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인간들에게 큰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초한지》에 나오는 소하는 성공한 사람이다. 당시 유방은 패현(沛縣)을 다스리는 장일 뿐 보잘 것 없는 작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소하는 유방의 비상함을 발견했다. 때가 되면 유방이 반드시 왕이 되어 성공하리라고 믿었다. 어느 날 유방이 부역하려는 사람들을 데리고 함양으로 떠나려 할 때, 출발 전에 각 마을의 관리들은 모두 유방에게 세 닢을 주었지만, 소하는 그에게 다섯 닢을 주며 너그러움을 보여주었다. 당시로서는 큰 가치가 있는 것이었고 당연히 유방도 소하의 마음을 알았다.

유방은 황제가 된 후에 겸손과 너그러움과 자신을 존중해 준 소하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에게 재상이라는 큰 직책을 주었고, 최고 참모로 삼았다. 그의 가문도 높여 주었다. 훗날 유방은 “이것은 내가 함양에서 군 복무를 할 때 소하에게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고, 그가 나에게 두 닢을 더 주었다”라고 말했다. 소하의 관찰력과 관계를 맺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되고, 사람 팔자 두고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나도 가진 것 없고, 배경 없는 사람이었다. 하나님 배경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별 볼 일 없는 천덕꾸러기였다. 세월이 흘러 오늘에 와서는 세계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안과병원장으로, 복지재단 이사장으로서 세상을 밝게 바꾸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하나님의 빛의 종, 희망의 종, 생명을 살리는 종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동시에 천국 배우로 세워 주셨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 아무리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비참하고 작고 가치가 없어 보여도, 그 속에 진주 같은 보화가 있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인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런 까닭에 인간을 섣불리 가볍게 취급하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단지 그가 유능한 사람이 되거나 성공할 가능성 때문에 존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고귀한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마땅히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존중하는 태도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로 인해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다.

솔로몬은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잠 4:8)라고 하였고, 사도 바울은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롬 12:10)라고 하였다.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와 능력을 어떤 편견도 없이 충분히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자기를 내세우며 상대방의 위신을 깎아내린다거나 헐뜯는 행위로는 상대방을 존중할 수 없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울 수도 없다.

각기 다른 기능을 지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조화를 이룰 때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최고의 미덕은 사람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높여 주고 인정하는 신앙철학을 가지는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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