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남·북한 윈윈의 휴전선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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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후 분단된 나라들이 모두 통일되었다. 북‧중과 남한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다. 이들과 불화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숙명적으로 동반자의 길을 가는 것이 상호 이익이 될 것이기에, 큰 틀에서 상부상조하면서 공존‧공영의식을 가지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언젠가 함께 살아야 할 동포이기에, 만난을 극복하고 상생(相生)해야 할 길을 남‧북한에서 부단히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 계명이고,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둘째 계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세계 나라들을 보면, 대체로 이웃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관계가 많다. 예컨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스와 튀르키예, 인도와 파키스탄 등 수많은 나라들이 겉으로는 평화스럽게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이웃나라들 간에 갈등관계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공존해 가고 있다. 진정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웃과의 불화에 화해자의 사명을 발휘해야 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을 박히우시면서 로마병정들을 향하여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아가페적 사랑을 절규하셨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산제물(living sacrifice)이 되어 화목과 평화를 창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길을 가지 않고는 위대한 역사를 창출해낼 수 없다.

남·북한이 분단된 지 7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흘러가다가는 한반도가 영구분단의 길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포들은 6‧25전쟁 등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만난을 극복하고 영구분단을 막고 불가능해 보이는 민족통일을 해 내야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출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 때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1998년 말 금강산 지역이 개방되었으나, 2008년 7월 11일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 때 폐쇄되었다. 남북합작 사업으로 2003년 개성공단 사업이 시작되었으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때,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모두 철수하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역은 모두 북한 통치 구역 내에 있다. 남북한 간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뜻하지 않은 사건이 북쪽에서 발생하게 되어도 속수무책이다. 출발부터 어떤 안전장치도 없는 두 지역 사업은 막대한 투자만 하고, 북한 지역에서의 돌발적 사건을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만 보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간 폐쇄된 이 두 사업이 조속히 다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중, 미‧러의 냉전과 더불어 남·북한의 냉전도 길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남·북한과 국제질서의 냉전이 완화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긴급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권 보장문제이다. 세계 모든 인류는 날 때부터 정치체제와는 관계없이 자기 생명을 보전할 권리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 통치자도 자기 나라 국민을 매해 만성적 식량난으로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때로는 아사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책임한 통치행위를 계속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 국토가 공유(公有)되는 155마일 휴전선의 적절한 비무장지대 여러 곳에 남북한 동포들이 경제 교류를 할 수 있는 장터(장마당)를 마련하여 남북한 동포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교환하도록 하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이 실시하고 있는 ‘화개장터’와 같은 화해와 교환의 창구를 조속히 만들었으면 한다. 이것은 정치적 이념을 넘어 생명권 보존의 차원에서 사심 없는 순수한 남·북한 윈윈정책으로 거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남‧북한에서 강구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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