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팔레스타인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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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7일 가자지구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테러공격에 이스라엘의 보복 선언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중동전쟁의 전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전 세계는 친 이스라엘과 친 팔레스타인으로 나누어져 서로 시위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특히 런던과 파리와 같은 유럽의 대도시와 미국의 대학캠퍼스에서는 연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사실이 우리 눈길을 끈다. 

성경을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스라엘이 예루살렘과 가나안땅을 회복하는 것은 하나님의 언약의 실현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하신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의 민간인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과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만행인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중동의 비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세기 들어와 팔레스타인지역에 이스라엘 건국과정에서 현지 아랍인들이 겪은 고난도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1948년 유엔은 팔레스타인지역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가 동시에 건국하는 안을 제안하였다. 현재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는 팔레스타인이 정부를 세우고 나머지 지역은 이스라엘이 차지하는 안이었는데, 이 제안을 받아들인 신생국 이스라엘에 아랍 진영이 전면전을 선포함으로써 바로 1차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1900년대 초부터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지역으로 이주해오기 시작했지만, 인구 대다수는 아랍인이었으므로 이스라엘의 국가건설을 현지의 아랍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건국하면서 그곳에 정착하여 살던 아랍인들은 고향을 등지고 하루아침에 난민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근대역사를 놓고 보면 이스라엘은 남의 땅에 들어와 무단으로 현지인을 내쫓고 국가를 세운 가해자이고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박해받는 피해자이므로, 유대 국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팔레스타인의 주장은 정당하게 보인다. 이런 점에서 전 세계 여론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하버드대학과 같은 명문대학의 학생들이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아랍인들이 일방적인 피해자이고 약자인가? 그렇지 않다.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와서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황무지를 개간하여 옥토로 바꾸는 것을 경험하면서도 현지의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전근대적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고수함에 따라 두 민족 간 소득 격차는 커지고 문화적 갈등이 심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아랍인들은 새로운 근대문명을 접하고 수용하기보다는 저항하고 거부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식민지배의 희생자라는 피해의식이 갈등과 격차를 더 심화시키고 근대문명으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비극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필자가 짧은 시간이나마 이스라엘에서 관찰해본 아랍인들은 현대사회에 살면서도 과학기술과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시장경제라는 근대문명의 본질을 체득하지 못하고 아직도 중세를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그들은 과거의 역사에 사로잡혀서 유대인들에 대한 분노, 혐오, 원한으로 가득 차 있을 뿐, 유대인들이 어떻게 현대문명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아이디어의 힘으로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어 가는지를 배우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더 큰 눈물과 비극이 있을 뿐임을 아랍인들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진정한 비극이 아닐까 한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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