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한 해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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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도 저물어간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없었던 한 해였지만 이제 또 한 해가 과거의 기억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마음 한구석에 쓸쓸함이 없지 않다. 전도서의 유명한 구절처럼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라는 것이 이때쯤이면 누구나 느끼는 심정이 아닐까 한다. 

시간은 강물과 같이 끊임없이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는 하지만 매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해서 찾아오고, 우리의 삶도 일 년을 주기로 같은 패턴을 반복할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도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순환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개인의 삶은 큰 시계장치의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하고 생로병사의 순환 끝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하찮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대과학은 우주와 물질 그리고 생명의 탄생을 모두 원자들의 우연적인 이합집산 운동의 결과로 설명한다. 우리의 존재도 우연적인 확률 법칙에 지배되는 것으로 무의미한 한바탕 소동에 불과한 것이다. 첨단 뇌과학에 의하면 우리의 감정과 의식은 모두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세포의 전기 화학적 현상일 뿐 아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컴퓨터가 발전을 거듭해서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때가 되면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고 인간은 열등한 존재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우리 크리스천은 현대 과학과 인본주의의 길을 따라가 보면 피할 수 없는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 길을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음을 안다. 성경은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선언한다. 이 얼마나 장엄한 선언인가? 이 선언을 믿는 우리에게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사물들 그리고 인간의 삶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우연적인 원자들의 운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가. 우리는 하나님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며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의 삶은 찬란한 의미로 가득차게 된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셨다. 현대 심리학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음을 부정하지만 우리 크리스천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도덕적인 삶을 선택할 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선과 악, 삶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으므로 고귀한 존재가 된다.

과거는 이미 결정되어 있지만, 현재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미래가 바뀌고 그것이 또한 과거의 의미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고난을 겪더라도 낙망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서 선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믿는 믿음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크리스천의 삶이다. 

결국, 삶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내가 과거를 돌아보고 거기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 모든 것이 헛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락하신 자유를 가지고 믿음 안에서 도덕적인 삶을 살기를 선택할 때 과거는 새롭게 재해석될 수 있다.

그러니 올 한 해 우리가 경험한 모든 사건과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시기 위해 보내주신 선물로 여길 것이다. 새해에는 늘 하나님께 감사하고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믿음 안에서 마음을 새롭게 할 때 우리의 삶이 매일 소중한 의미로 가득 차게 될 것이므로.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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