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이젠 품위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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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십자가가 많은 것을 보고 어떤 분이 말 한 것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가 언제 기독교 국가가 되었죠?” 그런 생각이 들 만합니다. 교회는 이제 동네마다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도 ‘교회 오빠’ ‘목사님’ ‘아멘’ 등 교회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아주 익숙한 기독교 문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만 생각해 보고 또 돌아보니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기독교 의식을 아주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불신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기도’로 시작하고, 식사를 하고, 회의도 합니다. 병실 심방을 가서도, 코로나 이후 많이 변했습니다만, 대놓고 찬송을 부르고 설교를 하고 기도를 크게 합니다. 아주 당연한 듯이 말입니다. 일반 식당에서도 큰 소리로 기도를 합니다. 성령파(?)라고 하는 이들일수록 더욱 큰 소리로 합니다. 옆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습니다. 아주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인 줄 아는 듯 그리 합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그랬을까요? 어릴 적 추억을 더듬고 더듬어 보니까 당시 우리는 어디를 가든 예의를 지키고, 기도와 예배 등은 우리 그리스도인들끼리 했습니다. 불신자들이 있거나 타 종교인이 있을 때에는 양해를 구하고 잠시 떨어져 우리끼리 예배하고, 기도하고는 돌아와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이들을 존중했고, 우리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겸손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방자해졌습니다. 전도 폭발, 성령 폭발, 총력전도, 전략 등 군사 용어를 쓰면서 교세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때마침 우리 사회의 경제도 함께 부흥되기 시작하여 많은 재력이 교회로 들어오면서 교회는 거대해지면서 방자해졌습니다. 우리가 마치 본래부터 기독교 국가인 것처럼 우리와 다른 이들을 무시하고 우리 것만을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배려를 믿음이 부족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다 결국 한 사찰에 몰래 들어가 부처상의 목을 모두 떼어버리는 일까지 벌여 심각한 종교 갈등까지 일으켰습니다.

단일민족, 단일백성,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단일민족이 아닙니다. 단일종교도 아닙니다. 다인종 국가요, 다종교 국가입니다. 실은 우리도 외래종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이들과 함께 잘 지내야 합니다. 그게 믿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게 배도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본래 불신의 세상에서 세상인들이 칭찬하는, 선행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여 세상과 함께 살아야 하는, 화목해야 하는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신앙의 기본자세로, 하나님의 맑고 깨끗하고 성결한 말씀을 기본으로 하여 종교인, 아니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회복합시다. 세상이 존경하고 기대어 올 만한 그럼 품위를 회복합시다. 품위없는 언행은 이제 버리고 예수님의 그 품위를 지켜갑시다. 길거리에서의 전도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품위를 회복하는 겁니다.

양의섭 목사

<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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