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 11:30)
그러나 가면성 우울증과 달리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내면의 어두운 우울증 증상들을 의도적으로 억누르고 겉으로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즐거운 척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초기에는 고객이나 직장 상사에게 밝은 웃음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며, 그래야만 한다는 강박적 사고와 행동으로 인해 심한 불안감, 슬픔, 자극 과민성, 예민함, 분노감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밝은 척하는 행동에 사용되는 내적 에너지가 고갈되면 감정 통제가 어려워지고 분노 표출, 좌절감, 무능감, 무기력감, 식욕·성욕·의욕 저하, 절망감, 잦은 회의감, 식욕 과다, 불면증 또는 수면 과다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더 악화되면 자살 사고 및 시도까지 이르게 한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마치 수중 발레 선수와 같다. 물 위에서는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물속에서는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몸짓과 발짓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가다듬고 점수를 기다린다. 물속 피겨 경기 시간은 나이와 종목에 따라 2분에서 최대 5분인데, 만약 그 이상으로 계속된다면 어떨까? 겉으로는 괜찮은 척 밝은 웃음을 보일 수 있는 의지와 노력할 힘이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힘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남에게 밝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감춰왔던 속마음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심한 무력감에 빠지게 될 때가 온다. 마치 아스팔트 위에 물 묻은 낙엽처럼 차가 지나가도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기진맥진하고 ‘번아웃(Burn out)’ 상태에 이르게 된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