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나의 일생] 설교 준비에 AI 도움 어디까지 허용될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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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원에서 곽선희 목사님의 강의를 수강하던 때였다. ‘교회 성장과 설교’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목사님은 설교 한 편을 준비하시는데 몇 시간이 걸리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때 목사님의 대답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네, 꼭 50년이 걸렸습니다.” 살아온 50년 인생 여정, 곧 자기 자신이 설교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내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AI에게 프롬프팅하면 단 몇 초 만에 설교 한 편이 완성되는 세상이다. AI가 보유한 지식 정보를 책으로 발간하면 몇억 권이 아니라 무려 54경 권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AI는 목회자에게 천사가 될까 악마가 될까. 빛이 될까 어둠이 될까? 목회에 유토피아가 될까 디스토피아가 될까? 차의과학대학교 구요한 교수가 AI 시대 한국 교회에 던진 두 번째 질문은 바로 ‘설교 준비에 AI 도움, 어디까지 허용될까?’이다.

설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종교적 강의가 아니다. 설교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살아 있는 말씀이다. 목사가 성경의 진리를 오늘의 말씀으로 해석하고, 회중의 삶에 적용해 그들의 필요를 채우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교회와 예배의 생명력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목회에서 설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도 바울 또한 설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성령의 도움,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는 것임을 역설했다(고린도전서 2:4).

이처럼 목회의 핵심 사역이라 할 수 있는 설교 사역을 돕는 1등 비서 도우미가 나타났다. 앞으로 5년, 10년간의 AI 발전은 지난 100년, 200년의 변화보다 훨씬 더 큰 변혁을 지구촌 모든 영역에 가져올 것이다. AI의 등장은 목회자의 설교 준비 과정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방대한 정보를 놀라운 속도로 분석·정리하는 능력을 갖춘 AI는 프롬프팅 기술에 따라 본문의 역사적 배경, 다양한 주석, 관련 학설과 논문을 순식간에 정리해줄 것이다. 바쁜 목회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유용한 정보의 폭을 넓혀 깊이 있는 설교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적인 비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전제가 있다. 인공지능 AI는 설교자를 대신할 수 없고, 단지 돕는 기술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책을 뒤지고 자료를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그 과정을 신속하고 유용하게 도와주므로 설교자는 본질적인 작업, 곧 본문 묵상과 성령과의 교통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된 것이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신학적·영적으로 판단하고 분별하며 선택하는 일은 여전히 설교자의 몫이다.

동시에 AI의 유용성 뒤에는 엄청난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설교자가 AI의 편리함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설교의 본질인 성경 묵상과 성령의 감동과 조명을 받는 시간이 사라질 수 있다. 너무 손쉽게 도움을 받는 것이 설교 준비의 습관이 되어 설교자의 기도와 공동체의 필요를 끌어안는 해산의 고통이 사라질 수 있다. 설교자는 결코 자신의 신앙, 인격, 신학, 삶과 분리된 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AI 시대는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무엇을 설교자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가를 분별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이다.

(다음 편에 계속)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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