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통계에 의하면 아침이나 점심 중 한 끼씩을 거르는 사람이 삼분의 일 정도가 된다고 한다. 국민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건강지킴이가 된 소식이 바쁜 일상의 시간적 절약과 맞물리며 언제부턴가 점심문화가 변모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바쁜 일상과 일터를 병행한 자기 자신의 건강관리의 유익을 감안한 하루 두 끼 식사가 사회 일각에서 일부 정착되고 있는 느낌이다.
요즈음의 우리들은 혼히 점심식사를 아침저녁 중간의 조그만 공복을 면하는 의미의 일정한 요식 행위로 간단히 때우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소득이 높고 다양한 문화와 골고루 챙겨먹는 건강 위주의 양분을 습득할 수 없었던 시대의 우리 민족은 꼭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 식성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부족한 영양분을 단순한 먹거리에서 찾을 수 없었던 시대였다. 말하자면 주식인 밥의 양이나 반찬류 혹은 별미들을 골고루 챙기지 못하던 시절에는 꼭 세끼를 먹어야 건강을 그나마 유지하고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국민 생활수준 향상으로 고칼로리의 영양식과 맞춤형의 영양분을 함유한 식단이 각별히 건강을 챙기는 시대이고 보니 점심을 거르며 소식 위주로 건강지킴이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면 생활양식의 변모와 바쁜 일상생활,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한 한끼 줄이기를 점심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즈음의 음식문화를 보면 우리 세대 이후는 또 어떤 음식문화가 정착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나는 점심을 꼭꼭 챙겨먹는 편이다. 원래 아침을 소식하는 버릇이 있거니와 새벽 4시면 일어나는 버릇과 일찍 출근해 회사 일을 챙기고 난 이후의 조그만 여유로 갖는 점심시간은 내겐 참으로 긴요한 시각이다. 작은 여유도 즐기며 휴식시간이 되기도 하고 또한 점심을 함께하는 후식의 차 한잔의 음미는 참으로 별미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나 이외에 다른 직종이나 다른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종교를 망라한 부분에서 성공한 분이나 인식의 깊이가 있는 분, 혹은 자기 직종에서 일가견을 갖고 있는 나름대로 사회에 공헌하며 활약하는 분들과 소중한 점심을 같이해 나누는 그 시간은 얼마나 뜻있고 큰 보람이며 유익한 시간이겠는가. 상대의 현존하는 생활도 듣고 뜻과 이상도 나누며 현실성을 중심으로 그분만의 깊은 조예와 식견, 그리고 탁월한 이해를 듣는다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일이며 생활의 활력소가 아닌가. 그런 연유로 점심 때면 꼭 함께할 사람과 나누는 습관이 있다.
즉, 내게 필요한 용무가 있는 분이나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이나 혹은 어떤 이유든 신세진 사람, 아니면 나하고 함께 점심을 나누며 내가 조금이라도 여러 분야에서 배울 수 있는 각기 다른 방면에서 성공하거나 일가견이 있는 선배 후배들과의 점심을 함께하는 버릇이 습관처럼 되고 있는 것이다.
수십 년 전부터 이 관행은 지속되고 있다. 내게는 크나큰 인생 배움이며 생의 수확이 아닌가. 격의 없는 대화 속에서 인연과 관계도 새로이 정립되고 뜻과 이해 속에서 다양한 면모의 인생 구상과 삶도 공유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 아닌가.
매번 특별한 일이 없는 아침이면 오늘은 누구와 어디서 무슨 음식으로 점심을 함께 할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큰 즐거움과 가벼운 흥분마저 느낀다.
새로운 사람을 매일 만나 다른 방면의 얘기를 나눈다는 것은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며 의미 있는 일인가. 때로는 수첩에 만날 분들을 그분들의 사정들을 감안해 미리 기록해 두며 차례로 만나는 것은 기 쁨과 즐거움보다 더욱 유익한 인적 인맥의 소산으로 가슴에 소중하게 지니게 되는 것이다.
고희가 넘은 나이에도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배워야할 나를 완성해 가는 인생 공부의 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도 새로이 만날 분을 생각하며 수첩에 메모해 둔 그분의 인적 사항과 약력을 주시하며 새로운 화제와 또 다른 내용으로 현실감각을 익히고 그분만이 간직한 인생과 삶을 내게 두루 접목시키는 계기로 삼는다고 생각하니 우선 즐거움이 앞선다. 맛자랑과 식도락도 함께할 오늘의 점심시간이 기대될 뿐이다.
양한석 장로
• 문현중앙교회
• 시인
• 정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