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엇일까?
여러 말들이 있겠지만 조건 없이 무한하게 상대방을 위해 잘해 주고 싶고 그의 입장에서 매사를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모처럼 버스에 올랐는데 앞에 선 두 사람이 연신 손을 휘저으면서 무어라 말을 하는 것 같다. 빈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그들의 행동을 보게 되었다. 가끔씩 괴성이 들릴 듯하다가 그치고 하기에 차 안을 둘러보니 다른 데서 그런 소리가 들릴 곳이 없이 조용히들 앉아있다. 그 두 사람을 자세히 보니 모녀인 것 같았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50대쯤의 여인이었다. 장애인 딸을 감싸 안고 그 아이의 일탈을 막아내려 애쓰면서 미소를 잃지 않고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띈 그 여인은 천사의 화신 같았다.
그 미소는 억지로 지어낸 배우의 것도 아니고 치료자의 의무적인 그런 미소가 아니었다. 아이는 괴성을 지르려 하면서 기괴한 몸 동작을 해보이고 연신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때마다 웃으면서 아이를 감싸고 고개를 끄덕이는 여인은 그 아이의 마음 속에 들어가 앉아있는 듯 해 보였다. 아아 저것은 사랑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이구나, 그것도 어미의 본능적 사랑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밀려오자 눈시울이 붉어진다.
딸의 장애를 알고 저 여인은 얼마나 기막혔을까? 저 아이의 보호자로서 자신 밖에 저 아이를 감싸 안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 경지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아냈을까? 부모는 자식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존재이지만 지속적으로 고통을 참아내며 흔연한 모습으로 진정한 저 아이의 편이 되어 줄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과 노력이 있었을까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파온다.
장애인, 누가 되고 싶어 됐겠는가? 운명이라 할 수도 있고 종교에 따라서 표현이 다 다르겠지만 본인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들도 함께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분명히 있다. 괴성을 지르는 것도 본인의 의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함께 어깨를 부비고 살아가는데 불편을 느끼고 그것은 차별로 이어진다. 심지어 가족조차도 그를 감싸 안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천사의 화신을 만난 오늘은 행운의 날이다. 사랑!
오경자 권사(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