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道問學, 尊德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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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가 친척 동생인 정윤부(程允夫)를 위해 지어준 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동생인 정윤부가 재실(齋室) 이름을 ‘도문학(道問學)’이라고 지었다 하길래 내가 ‘존덕성(尊德性)’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그 이유를 물었다. ‘도문학’과 ‘존덕성’은 모두 <중용> 27장에 나오는 말인데 군자들이 따라야 하는 두 가지 큰 줄기다.” <중용>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만일 지극한 덕(德)을 지니지 못하면 지극한 도(道)는 응집되지 못한다. 따라서 군자는 ‘존덕성’과 ‘도문학’을 함께 실천해야 한다. 즉 덕(德)을 이루지 못하면 도(道)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니 덕(德)이 우선이다.” 다시 말해 사람 본바탕이 바로 된 후에 학문도 연구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이겠다. 주자도 역시 도(道)보다 덕(德)을 중요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선순위를 따지기보다 같이 병행해야 되는 것이겠다. 마치 기차 레일이 두 개듯이, 새의 날개가 두 개듯이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이 아니라 둘을 함께 추구하고 실천해야 되는 일이다. 도문학(道問學)은 도리와 이치(원리)를 공부하는 것이고 존덕성(尊德性)은 공부와 실천의 균형을 잡아가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능 만점으로 의대에 진학해 공부하던 대학생이 여자와의 혼인 문제로 다투다가 옥상에서 그 여자를 살인하고 징역 30년 형을 받는 일이 있었다(2025, 9월). 이런 일이 바로 인간(德)이 되어야 학문(道)이 빛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자는 계속해서 이 두 가지 영역이 함께 병행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존덕성과 도문학 즉 ‘널리 글을 배워 예(禮)로 단속한다.’는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주는 것이다. “만약 도리와 이치로 보는 것(道問學)이 정밀하지 못하면 반드시 덕성을 높이는 훈련(尊德性)을 해야 한다. 만약 덕성이 부족하면 먼저 그것을 강화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해 서로 일으켜주면 광대하고 빛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주자(朱子)는 이렇게 도(道)와 덕(德)의 균형과 병행을 강조하면서 어느 한쪽을 소홀히 여기지 않도록 강조했다. 우리 신앙인들도 ‘예수 알기’(성경 공부)와 ‘예수 닮기’(성경대로 실천)를 병행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가리켜 ‘생활 신앙’이라 정하고 한국장로신문 칼럼을 900회 이상 연재하고 있다. ‘신앙생활’보다 ‘생활 신앙’이라고 한 것은 ‘Faith by doing’(행동하는 신앙)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성경에 보면 이를 강조한 곳이 곳곳에 나온다(예/눅12:16-21, 약4:13-17). 주자도 중년에는 ‘도문학’을 더 중시했었다. 도문학을 소홀히 하면 학문과 수양이 허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 “모든 일은 이치를 파고드는 일(궁리/窮理)이 중요했다. 이치가 바르지 않으면 어찌 실천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었다. 먼저 치지(致知)가 있은 후에 함양(涵養)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궁리와 치지를 해야 함양(덕의 수양)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노년이 된 후에 주자의 생각과 관념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강설(도문학)에만 치중하고 함양(존덕성)을 소홀히 하니 학문이 학문으로 끝나버리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머리통만 커지고 손발과 몸(생활, 실천)은 쇠약해지는 기형 인간이 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학문도 그렇고 신앙도 그렇다. 言行一致, 知行一致, 信行一致가 중요한 것이다. 교회에서도 주일날 모여서 예배하고 성경을 배웠으면(설교) 주중(월-토)에 가정과 직장과 세상에서 그것을 실천해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니까 말은 무성한데 열매가 없는 것이다. 앎(知)과 삶(行)이 일치까진 못가도 접근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목회자들과 교육자들의 책임이 크다. 교회 안에서 보이는 것이 신앙의 전부인 양 알고 목회자의 눈으로 확인되는 것만 신앙으로 여기니까 성도들이 자기 신앙 전체를 목회자의 확인 받는 데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죽었다가 소생한 나사로에 대해 예수님은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요11:44)고 명령했다. 구원받은 신자들을 교회 안에 가두어 놓고 목회자가 감독하고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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