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리디머(Redeemer) 장로 교회를 개척,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팀 켈러(Timothy Keller, 1950~2023) 목사님이 갑상선암으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현대의 시대적 상황을 예리한 믿음의 눈으로 통찰하고 깊이 있는 말씀 강해로 수많은 영혼을 일으켜 세웠다. 필자도 국내에 출간된 그의 책들을 통해 친숙해진 목사님이다. 죽음을 앞두고 목회 50년 사역을 돌아보면서 아쉬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기도를 많이 했어야 했습니다.” 자신의 기도 생활이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아름다운 고백으로 들린다. 아내 케시는 크론병(Crohn’s Disease,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고 자신은 갑상선암 선고를 받았다. 부부가 함께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고백이다. “기도 생활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늠하는 리트머스(litmus) 시험지이다. 기도 시간은 오직 하나님만이 나를 보신다. 기도 생활이야말로 자신의 영적 실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준다.”
교회사를 읽으면서 5세기의 어거스틴, 16세기의 루터와 칼빈, 17세기의 청교도 존 오웬, 18세기의 존 뉴턴과 조나단 에드워즈, 19세기의 스펄전, 20세기의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기도 생활을 쉼없이 열심히 했음을 알게 된다. 팀 켈러의 기도론을 중심으로 기도에 관한 묵상을 해 본다.
신학이 없는 체험은 이단(異端)으로 흘러간다. 기도를 통해서 신학 지식은 내면화, 인격화된다. 찬양과 고백과 간구로 이어지게 된다. 기도는 내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 깨닫게 해준다.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대화는 하나님께서 주도(主導)하신다.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고 순종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기도 생활은 불가능하다. 주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의 본을 보여 주신다. 신실한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하나님의 뜻에 완전히 복종하는 기도이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내 뜻에 맞추는 것이 아닌 내 뜻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는 것이다. 건전한 성경 해석과 묵상은 기도를 위한 필수적 토대다. 기도는 하나님과 가장 친밀하고 끊어질 수 없는 사랑의 관계에 접근하는 길이 되어 준다.
깊은 밤중에 물을 달라고 왕의 잠을 깨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의 자녀뿐이다. 우리가 그렇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기도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기 성찰과 죄의 고백에 초점을 맞춘다. 기도의 형태는 간구와 고백과 경배가 되어야 한다. 기도 없는 그리스도인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의지한다. 기도하지 않는 것은 교만이다.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신다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영적으로 의롭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중보(仲保)하시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香氣)가 된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백하기 때문이다. 기도는 우리 삶에서 모든 것을 풀고 여는 열쇠와 같다. 그러나 기도 생활은 고된 싸움이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가치는 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위대하다. 왕과 교제하는 기쁨은 장엄하고 아름답다. 나의 기도를 생각해보니 하나님 앞에 부끄럽고 송구스러울 뿐이다.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한국장로문인협회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