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미련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만난 자리
아테네는 명실공히 헬라와 로마 심지어 페르시아 일대를 통틀어 최고의 도시라 할 만했습니다. 소위 고전시대로 접어들면서 아테네는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아테네는 일단 페르시아의 침략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헬라의 선두주자로 섰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함께 철학과 문학을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이후 마케도냐가 지배하던 시절에도 아테네는 여전히 중심지로서 명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로마 시대의 아테네는 스스럼없이 세계 문화의 중심을 자처했습니다. 그래서 스토아 학파나 에피쿠로스 학파 등의 수많은 철학자와 문학자, 그리고 예술가들이 이 도시를 그들의 활동 기반으로 생각했습니다. 고귀한 것들이 넘쳐나는 아테네에는 그래서 신과 세상과 철학에 대한 논쟁들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아래 옛 법정 자리인 아레오바고와 그 아래 아고라에서는 곳곳에서 소위 진리에 관한 토론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빌립보와 데살로니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바울은 베뢰아를 지나 홀로 아덴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거기서 어느정도 기력을 회복해 회당과 거리에서 유대인과 헬라 사람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했습니다.(행 17:17) 그러던 어느 날 바울이 당대 철학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 사람들과 더불어 논쟁할 때, 사람들은 그 말을 신기하게 여겨 바울을 아테네 대표적인 논쟁터 아레오바고로 데려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울은 헬라 철학과 문학의 기조에 근거해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인간 삶에 대해 멋진 연설을 했습니다.(행 17:22~31) 그러나 아덴은 확실히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이야기를 들으며 그것을 미련한 것으로 여겼습니다.(행 17:32~33, 고전 1:21) 바울은 결국 이곳 아테네에서 교회를 이룰 만큼 충분히 사람들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아덴은 세속의 지고한 문화 중심지답게 바울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길은 여기 세상 문화의 중심에서 크게 낙담하고 좌절하고 맙니다.
강신덕 목사
<토비아선교회, 샬롬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