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 목사의 설교가 많이 좋아지고 있었다. AI의 도움으로 성경을 주석하고 다방면에서 깊이 있는 정보를 얻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도로 성령의 도움을 구하고 성경을 읽는 등 영적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장로님 중 한두 분이 김 목사가 AI와 함께 설교를 준비한다고 세속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며 AI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왜 이런 반응이 생길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목사들 중에서도 AI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첫째, ‘잘 몰라서’ 생기는 두려움이다.
새로운 기술은 늘 낯설고, 낯선 것은 두렵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인터넷이 처음 들어왔을 때도 비슷한 불안이 있었다. AI도 마찬가지이다. 설명은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니 “괜히 건드렸다가 큰일 나는 것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둘째,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자연스럽게 “목회도, 설교도, 상담도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따라붙는다. ‘사람이 설 자리’에 대한 불안이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신앙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이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과 인간이 만든 기술을 신뢰하는 태도가 충돌하는 것 아닐까?”
“AI가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문까지 써 준다면 성령의 인도는 어디에 서야 하나?”
이런 질문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아예 AI를 ‘영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며 멀리해 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교회는 AI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AI는 도구이지, 주인이 될 수 없다.”
AI는 망치나 컴퓨터와 같은 도구일 뿐이다. 도구는 누가,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위해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익할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그래서 교회는 다음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사람을 대신하는 AI가 아니라, 사람을 돕는 AI.
설교 준비에서 자료를 찾고, 통계를 확인하고, 역사·배경 설명을 정리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말씀 선포 자체, 성도 한 분 한 분을 위한 기도와 눈물, 이 부분은 결코 AI가 대체할 수 없다. 행정 업무, 일정 관리, 문서 정리처럼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일에 AI를 사용하면 목회자가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사람과 하나님께 쓸 수 있게 된다.
둘째, 관계를 약화시키는 AI가 아니라, 관계를 돕는 AI.
온라인 예배 안내, 새가족 등록, 소그룹 공지, 설교 요약 제공 등에서 AI를 활용하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성도들과 더 자주, 더 세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 다만 문자·카톡·알림 메시지가 아무리 자주 가도, 직접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목양을 대신할 수는 없다. AI는 관계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조도구’일 뿐이다.
셋째, 지식을 쌓는 AI가 아니라, 말씀 순종을 돕는 AI.
성경 공부, 교재 제작, 질문·답변, 신학 자료 정리 등은 AI가 잘 돕는 영역이다. 그러나 신앙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아는 만큼 살아내느냐’이다. AI는 말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말씀에 순종하는 ‘결단’과 ‘실천’은 여전히 성령께 순종하는 성도의 몫이다.
(다음 편에 계속)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