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봄철 대심방예배에서 우리 담임목사님께서 전해 주신 말씀의 주제는 “사르밧 과부의 믿음에서 배우는 신앙”이었다. 지난 송구영신예배에서 내가 한 해의 말씀으로 뽑았던 구절, 열왕기상 17장 10~16절의 엘리야와 사르밧 과부의 이야기였다. 그때는 막연히 올해 하나님께서 가뭄을 피하게 하시겠구나, 또는 주의 종을 잘 섬기라는 메시지로 이해했지만, 이번 심방예배에서 설교를 들으며 그 의미가 내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당시는 극심한 가뭄과 기근의 때였다. 하나님은 아합 왕 시대, 이세벨을 중심으로 한 우상숭배를 책망하시며 비를 내리지 않게 하셨다. 온 땅이 메마르고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겪었다. 그때 하나님은 선지자 엘리야에게 뜻밖의 명령을 하신다. 이스라엘이 아닌 이방 지역, 곧 바알을 숭배하는 페니키아 지방 사르밧으로 가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준비해 두신 사람은 부유한 자가 아니라 가난한 과부였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나님은 이미 은혜의 통로를 준비해 두셨다.
엘리야가 사르밧 성문에 이르렀을 때 과부는 나뭇가지를 줍고 있었다. 엘리야는 물을 달라고 요청했고 이어 떡 한 조각을 부탁했다. 그러나 과부의 형편은 절망적이었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마지막 한 끼였다. 그러나 엘리야는 놀라운 말을 전한다. 이 요구는 인간적인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어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전한다. 엘리야는 순종하며 악조건 속에 있는 과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하나님과 사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감당했다.
사르밧 과부는 그 말씀을 믿고 순종했다. 성경은 놀라운 결과를 기록한다. “그와 엘리야와 그의 식구가 여러 날 먹었으나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 같이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니라.”(왕상 17:15~16)
오늘 말씀을 들으며 마음에 깊이 남은 것은 이 부분이다. 하나님의 기적은 순종의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과부가 자신의 마지막 양식을 붙잡고 있었다면 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고난 중에서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을 때, 그녀는 하나님의 권능을 체험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삶에도 이러한 순간들이 있다. 인간적으로는 두렵고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한 걸음 순종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물질의 문제, 때로는 건강의 문제, 때로는 사명의 문제일 수 있다. 얼마 전 나 역시 예상치 못한 건강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병원을 찾게 되었고 치료를 받으며 매일 아침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처음에는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말씀 선포 직전에 찬송가 407장을 주시며, 금년 말씀과 함께 이 찬양을 부르며 살아가라고 권면하셨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나를 붙들고 계심을 깨달았다.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찾게 되었고,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과 일상,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사르밧 과부의 이야기를 묵상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때로 우리의 삶에 광야와 같은 시간을 허락하신다. 그러나 그 광야는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한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하는 자리다. 성경은 말씀한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후 12:9) 인간의 힘이 약해질 때 하나님의 능력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르밧 과부의 통과 병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처럼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삶 속에서 필요한 은혜를 공급하신다. 그것이 물질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고, 하루를 살아갈 힘일 수도 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나는 다시 다짐하게 된다. 고난 속에서도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하나님의 기적은 언제나 순종의 자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르밧 과부는 마지막 양식을 드리는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고 결국 이렇게 고백한다. “이제야 당신은 하나님의 사람이시요 당신의 입에 있는 여호와의 말씀이 진실한 줄 아노라.”(왕상 17:24)
우리의 삶에서도 이러한 고백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고난이 찾아올지라도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순종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권능을 경험하게 된다. 그 은혜로 오늘도 우리는 다시 믿음의 길을 걸어간다.
김성제 시인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재난과학박사, 우리응답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