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쳐서 보습으로 — 우리가 생명의 숲이 됩시다”

2026년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전국 69노회와 9천446교회 모든 성도님들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총회는 매년 6월 첫째 주일을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로 지키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을 되새겨 왔습니다. 1992년 제77회 총회에서 ‘환경주일’을 제정한 이래,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그 명칭을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로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총회는 「생명문명 생명목회 순례 10년」의 여정 속에서 생명의 숨을 회복하고, 생명의 벗으로 살아가며, 창조세계와 함께하는 교회의 길을 걸어가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전례 없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의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수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가난한 이들은 삶의 터전을 잃으며, 다음 세대는 불안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위기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 창조세계를 소유물로 여겨 온 영적 무감각의 결과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들이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사 2:4). 이 말씀은 파괴의 도구를 생명의 도구로 바꾸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이제 교회는 경쟁과 착취, 소비와 탐욕의 길을 멈추고, 생명을 살리고 돌보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단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진실한 회개로 삶의 방향을 전환합시다. 창조세계를 돌보지 못한 우리의 허물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파괴가 아닌 회복을, 소비가 아닌 절제를, 소유가 아닌 나눔을 선택해야 합니다. 참된 회개는 마음의 고백을 넘어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둘째, 생명을 살리는 거룩한 일상을 선택합시다. 에너지를 아끼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실천은 신앙의 구체적인 고백입니다. 경건은 예배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의 식탁과 소비와 생활 방식 속에서도 드러나야 합니다.
셋째, 기후 정의를 세우는 공동체가 됩시다. 기후 위기는 가장 약한 이들에게 가장 먼저 고통을 안겨 줍니다. 그러므로 환경의 문제는 곧 정의의 문제이며, 신앙의 문제입니다. 교회는 고통받는 이웃의 곁에 서고,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넷째, 우리 자신이 ‘생명의 숲’이 되어 살아갑시다. 숲은 다양한 생명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우리 교회가 생명을 품고, 다음세대를 돌보며, 지친 이들에게 쉼과 회복을 전하는 생명 공동체가 될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창조주 하나님의 숨결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는 말씀처럼, 우리의 믿음은 이제 구체적인 실천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이번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 예배가 단순한 절기 예배를 넘어, 창조세계 회복을 향한 거룩한 결단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전국의 교회와 성도님들의 가정, 그리고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 위에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26년 6월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정훈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