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수상] 통찰하라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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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강 사장님, 저희가 이번에 세탁기를 출시할 예정인데 공기방울 세탁기거든요.”
“공기방울이요? 그게 뭐예요?”
“말하자면 세탁기 속에서 공기방울이 만들어지는 거죠. 빨래하다보면 세제가 다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불편하잖아요. 그런데 공기방울로 계속 거품을 내주면 세제 절약도 되고 세탁 기능도 아주 좋아지는 거예요.”
“와…… 그건 정말 획기적이네요.”
“근데요, 공기방울을 만드는 부품을 강 사장님이 한번 만들어 보시면 어때요?”
“버블펌프라…… 사실 공기가 계속 발생하게 하는 기술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우리가 만들어 볼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개발 작업은 과거에 냉장고 자석패킹을 개발할 때처럼 진지하고 열의에 넘쳤다. 버블펌프의 원리는 단순하다. 수족관에 설치된 수중펌프와 비슷한 원리로 물속에서 공기를 압축시키면서 공기방울을 만든다. 바이어에게 공기방울 세탁기 이야기를 듣는 순간 버블펌프의 설계부터 공정 과정까지가 쭉 그려졌다.
당장 공장으로 돌아가 버블펌프 제작에 돌입했다. 기존에 보유한 기술력과 상상, 그간의 경험과 이론이 합해져 버블펌프가 탄생했다. 부품을 들고 바이어를 다시 찾았을 때 그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 이상 펌프를 수입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추켜세워 주었다.

동국전자에서 개발·생산되는 부품은 그 이후로도 계속 늘어났다. 경쟁 업체가 많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 속에 우리가 찾은 길은 ‘제품의 다양화’였다. 때론 원가 절감을 통해, 때론 니즈에 따른 개발을 통해, 때론 보유 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우리만의 살길을 찾아가는 여정은 치열했고 또 의미 있었다.
통찰력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통찰은 쉽고 가볍게 다가온다. 준비라는 것은 주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다. 경영하는 사람은 경영을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엔지니어는 이론과 실전을 겸한 작업을 통해서 부지런히 최선을 다할 때 경험이 쌓여 나타난다. 다시 말해 가용지식이 쌓여 있을 때 그 지식이 재조합되며 새로운 결과를 낳는 것이다.
강국창 장로

• 동국성신(주) 대표이사
• 가나안전자정밀(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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