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이라크 선교의 교두보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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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란이 겨우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아브라함의 고향인 갈대아 우르와 인류 최초의 창조설화가 기록된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인 길가메쉬 서사시가 나온 이라크는 전쟁과 UN군 파병을 통하여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낯설다. 이라크 전쟁은 2003년 3월 20일 미군과 영국군이 합동으로 이라크를 침투해 일어난 것으로 2003년 4월 9일에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가 함락되었고, 12월 13일에 1979년부터 24년간 집권해 오던 사담 후세인이 체포됨으로써 끝났다.
이라크 내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의 이단사상 유입과 정치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신앙을 식게 만들고 또 전쟁과 금수조치로 인한 힘든 시기에 해외로 흩어지게 하였다. 24년에 걸친 사담 후세인의 강압통치와 12년간에 걸친 경제 제재기간에 이라크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기독교인의 숫자는 실로 엄청나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라크를 빠져 나갔지만, 어렵고 힘든 기간 중에도 교회가 신앙적 욕구와 성장을 제대로 이끌어 줄 수 없었던 이유도 있다. 지하교회에서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다른 소수종파 사람들과 함께 일정한 보호막 가운데서 큰 신앙적 핍박 없이 지낼 수 있지만, 정상적인 복음전파와 선교사역은 할 수가 없다.
선교단체의 활동도 허락되지 않으며 다만 이라크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허가하는 종교지도자를 초청하는 세미나와 같은 산발적 기회를 이용해서 지하교회의 사정을 살피고 재정지원이나 현지 지도자 발굴 작업 등과 같은 제한된 사역만 한다. 성서공회에서는 아랍어 성경 반입을 추진하며, 어느 선교단체에서는 UN 요원이나 사업자, 학생 신분 등을 이용해서 현지인들에게 사역을 조심스럽게 한다.
이라크를 빠져나온 교인을 대상으로 인접국의 신학교에서 신학교육과 전도훈련을 시킨 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사역도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선교 단체가 대거 이라크로 들어가서 선교사역은 다시 활기를 띠었고 전후복구와 관련한 사역을 펼쳤지만, 정국 불안과 유혈사태로 인해 대부분 철수 상태이다.
2020년 1월 8일 암호명 순교자 솔레이마니 작전을 개시해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탄도탄을 서부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쿠르드 자치구의 아르빌 공군기지로 발사했다. 이 작전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한 보복작전이었다. 이란은 이라크 정부에게 이런 공격에 대해 사전에 알렸으며, 이 공격은 상징적인 공격으로 비쳐지고 있다.
공격이 발발하기 이전, 이란은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바그다드에서 죽인 것에 대해 복수하겠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공습 이후 미국의 정보기관 및 잠입 요원은 이란의 미사일 연대가 발사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방어적 자세를 견지할지, 아니면 미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지에 대해 불명확한 상황이었다. 트럼프는 이란이 미국을 목표로 보복을 감행할 시, 이란에 위치한 52개의 목표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란과 미국 사이의 틈새에서 이라크는 자국의 새로운 총리를 통해 긴장관계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보색하고 있다. 이라크 선교의 교도보는 어디일까?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나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란이 이라크 선교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이라크 전쟁이 종결되자 선교사역의 문도 다시 활짝 열린 것으로 알고 지난 수년 동안 많은 종류의 사역이 이라크 내에서 새롭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치안 상황과 불안한 정국은 안정되지 않았고, 2004년 4월 서부도시 팔루자에서 시작된 유혈충동 사태를 계기로 상황은 더 악화되어 정상적 선교사역을 진행해 나가기 힘들다. 현재 이라크는 이슬람 근본주의 강경 세력의 전면부상으로 인해 향후 선교적 접근과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팔루자 라마디를 주축으로 하는 강경 시아파 무슬림의 등장은 불안한 정국과 더불어 이라크 선교의 문을 가로막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팔루자 지역은 그동안 이슬람 전체 세력 형성에 있어서 양대 세력인 수니파와 시아파 세력의 최전방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다.
흔한 향신료 가게가 손님이 없어서 한산한 것처럼, 전후에 이라크에서 여러 모양으로 시작되었던 선교사역은 우한급성폐렴까지 겹쳐서 소강국면을 맞은 동시에 첨예한 이슬람 세력대결의 진행 과정과 결말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이슬람 사원이 전국적으로 200개가 넘게 생겨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 이슬람 포교를 공격적으로 행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염병의 확산으로 국제선이 차단되어 이슬람 세력이 2020년에 한반도를 거점으로 세계로 확장하려는 이슬람 전략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것을 거울삼아서 중동의 기독교 선교에서 향후 그 거점 중에 하나가 이란과 이라크라는 전망은 분명하다. 이라크를 복음화하는 것은 이슬람이라는 적지의 본거지를 뒤흔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아직 숨통이 트여 있는 이란을 교두보로 이라크 선교를 준비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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