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교회제직연령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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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기준, 한국인 평균수명이 남자 80.5세, 여자 86.4세라는 통계를 보았다. 20년 전 한국에 돌아와서 목회하는데 당시 82세 정도 되신 권사님 한 분이 왜 자신은 십일조도 열심히 하고, 주일성수도 잘하는데 제직은 물론 선교회 모임에서 조차도 빠져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푸념을 하셨다. 현재 한국교회는 70세가 넘으면 제직에서 제외된다. 노회장이 되어 시골교회를 방문했을 때 장로님 한 분이 저를 붙잡고 말씀하신다. 자신이 70세가 넘으니 그 교회에 장로 할 사람이 없어서 난감하니 노회에서 어떤 대안을 좀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셨다. 한국 사회의 평균연령이 높아지니 당연히 교회도 평균연령이 높아져 간다. 시골교회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들의 고충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제직회이다. 대부분 교인들이 고령이기에 ‘법’대로 70살 이하의 교인들만으로 제직회를 하면 아주 소수만이 남아서 하게 된다. 또한 제직으로 제외되어 제직회조차 참여할 수 없는 교인들은 마음에 서운함이 남는다. 이 문제는 이제 도시교회에도 적용된다. 연금을 타기에 고정적인 수입으로 헌금 생활도 충실히 하고, 건강도 뒷받침이 되기에 교회 봉사도 열심히 하시는 교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제직이 아니기에 제직회 참석도 못하고, 제직 부서에서 활동도 못한다. 한 번은 은퇴를 앞둔 장로님 한 분이 주님께 봉사하는 일에 나이의 제한이 왜 필요한지를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목회 현장을 경험하면서 생각해 본다. 지금 한국교회의 제직 연령을 70으로 정한 헌법이 한국 사회의 평균수명이 몇 살이었을 때에 정한 제직 연령일까?

필자는 미국 장로교회에서 목회를 했기에, 한국에 와서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제직의 연령 제한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미국에서는 교회가 필요하다면 나이 제한 없이 제직으로 활동할 수가 있다. 100세가 넘은 여자 장로님이 장로로서 훌륭하게 장로직을 감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나는 한국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 과감하게 몇 가지 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시무장로 임기를 10년 단임제로 했다. 물론 이 법은 내규로만 정했기에 교단 상위법과 충돌한다. 교인들과 충분히 토론하고 장로님들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인들에게는 장로임기제를 충분히 교육했다. 시무장로로 10년을 넘어 더 봉사할 용의가 있는 장로는 본 교회 당회를 걸어 소송을 하면 이분은 교단헌법에 따라 70세까지 장로임기가 보장된다. 하지만 20년 동안 단 한 분의 장로님도 10년 단임제 임기에 대해 불만이 없다. 최근에는 과감하게 내규로서 제직연령을 폐지했다. 70이 넘어도 제직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 이 또한 헌법과 충돌한다. 본인이 70세가 넘은 후에 제직을 원하지 않으면 당회를 걸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분도 법에 따라 70세가 넘으면 제직에서 제외된다.

저는 우리 총회가 이제는 진지하게 제직의 연령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제직 연령을 조정하면 목사의 연령도 조정되어야 하기에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목사는 목사의 연령을 따로 명시에 놓았기에 이 문제는 어렵지 않다고 본다. 참고로 우리 교회에서는 담임목사 65세 퇴임을 내규로 정했다. 저는 우리 교회 형편에 맞는 퇴임연령이라고 판단하지만, 모든 목사가 우리 교회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날로 높아져가는 한국 사회의 평균연령, 이와 비례해서 높아져 있는 한국교회의 평균연령을 감안해서, 교회의 제직 연령에 대해 총회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인석 목사
<전북노회장·전주강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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