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위기가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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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을 전·후로 시작된 군선교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육·해·공군·해병대 1004군인교회가 코로나19의 재난의 광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특별히 군선교 현장의 약 70%를 감당하고 있는 대대급교회는 문을 닫은 지가 1년여가 넘어서면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
주일예배는 고사하고 기독교 예배의 최고의 잔치마당이 펼쳐져야 할 성탄절과 부활절 예배도 온라인 예배로 드려야 했던 군선교사들의 마음은 타들어만 갔다. 나를 살리신 주님, 나라와 민족을 구원하시고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조가 산골짜기에서 멈추어 버린지 오래다. 연인원 25만 명이 입대하고 약 15만 명이 세례를 받아 하나님의 신실한 군대를 이룬 젊은 용사들의 행렬이 1년간 흔적을 감추고 말았다. 이는 나라를 살리고 교회 희망의 등불을 밝혀줄 다음 세대 신앙의 전진이 멈추고 만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도 6.25 상기 기독 장병 구국성회도 열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될 전망이다.

국가적 재난인 코로나19가 오기 몇 년 전부터 군인교회는 출석률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그 원인을 찾고자 했다. 일과 후 장병들에게 허락된 휴대전화 사용과 외출 허가 용사들의 월급 상승,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기본권이 ‘종교를 가지지 않을 권리’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그동안 군인교회 부흥의 동력이었던, ‘1인 1종교 갖기 운동’을 권장하지 못하는 처지 등을 원인으로 내놓기도 했다. 또한 군인교회가 침체된 이유로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시대문화를 이해 못하고 그들의 욕구에 충족을 주지 못하는 군사역자들의 사역 태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듯 군인교회는 많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적 대안을 찾고 점점 쇠퇴하는 군인교회를 살리고자 군선교사 세미나와 전략캠프 등을 통해 신앙교육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몸부림을 쳤다. 세상의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비난을 맞을 때 군인교회도 역시 출석률 저하로 나타났다. 이제 사회는 다변화되고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지만, 교회만큼은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어쩌면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스스로 겪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제 어찌할 것인가? 군인교회? 사단과 여단 연대 교회는 군종목사님들이 현장예배를 드리기에 그나마 순간을 이겨내고 있다. 문제는 민간성직자(군선교사)가 섬기고 있는 대대급 군인교회를 지금처럼 참석률이 극히 낮은 온라인 예배로 그냥 두고 볼 것인가이다. 예배당 문이 닫혀 있으니 성령의 충만한 역사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찬식이 중단되니 하나님 나라는 저 멀리에 있다.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소중한 사역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교회 청년을 살리는 군선교사역의 현장, 군인교회 예배당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왜 하나님은 고난을 허락하시고 침묵만 하고 계시는가?
신분보장이 안 된 군선교사의 예배당 출입을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막을 것인가? 얼마전 ㅇㅇ부대는 지휘관의 위대한 믿음의 결단으로 부활절 예배를 군인교회 예배당에서 드리게 되었다. 군선교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자들은 현장 예배자로 허락을 받았다.
몇 개월 만에 현장 예배를 접한 군선교사들을 모두 감격하며 울었다. 작금의 처한 우리의 현실은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오히려 기회인지도 모른다. 하나님께서 코로나 광풍을 통해 하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하려는 연단과 훈련의 과정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고, 둘째는 시위를 떠난 화살이며, 셋째는 흘러간 세월이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가 놓쳐 버린 기회라고 한다. 그리스의 시라쿠라 거리에는 명물 동상이 하나 있는데,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이 명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뜨린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동상의 모습에 모두들 웃지만, 나중에 그 밑의 글을 읽어보고는 모두들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그 밑에 적혀 있는 글귀를 보고는 모두들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고 한다.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랍니다.’ 나의 이름은 ‘기회’랍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서 군선교가 위기를 맞았다. 이제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직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며 나아가는 길뿐임을 기억하게 될 때, 참으로 좋으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필 목사
<총회 군선교사회 회장·율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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