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보아스] 일, 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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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쓴 [경영의 실제]라는 책을 보면, 경영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한 비유가 소개되고 있다. 돌을 다듬고 있는 세 명의 석공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첫 번째 석공은 “나는 먹고살기 위해서 돌을 다듬고 있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두 번째 석공은 “나는 이 나라에서 제일 훌륭한 석공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석공은 “나는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이 비유에서 보듯이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서 즉 생계를 위해서 일하고, 어떤 사람은 보람과 의미를 찾기 위해서 즉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하고, 또 어떤 사람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을 이루기 위해서 즉 소명을 위해서 일한다.
그런데 일하는 이유에 따라 일의 결과가 다르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자기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 뿐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자기 능력만큼의 결과는 얻는다. 기쁨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소명으로 일하는 사람은 자기 능력 이상의 결과를 이룬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하며 얻는 행복에도 차이가 있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에게 일은 고통이다. 이런 사람은 결코 일하며 행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에게 일은 기쁨이다. 이런 사람은 일하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소명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에게 일은 감사이고 영광이다. 이런 사람은 일하며 비교할 수 없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팀 켈러 목사의 [일과 영성]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 전 자기 교회에 질 라말이라는 교인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 사람은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자그마한 출판사에 취직을 했다. 난데없는 결정에 가족들은 물론이고 친지들 그리고 교회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 사람이 이렇게 결단한데는 남다른 과정이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는 것이다. 과연 나는 지금 이 회사에 왜 다니고 있는가? 나는 이 일에 가슴이 뛰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돈을 벌기 위해서이고, 자신의 출세를 위한 일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일하며 가슴이 뛰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주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와 능력으로 어떻게 이웃을 섬기고 주님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도대체 어떤 일이 자신을 가슴 뛰게 하는가를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자기는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 은사가 있어서 출판사를 택하게 됐다는 마음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비록 수입과 지위 모든 것이 비교할 수 없이 열악했지만, 누군가를 섬길 수 있다는 마음에 그리고 하는 일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기에 결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일하는가? 지금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나름대로 답을 찾아야 한다. 특히 가슴이 뛰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대체로 그 이유는 두 가지에서 찾아질 수 있다. 하나는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이다. 누군가를 섬기고, 누군가를 돕고, 그리고 공동체의 유익을 구하는 일일 때 가슴이 뛴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이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참여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가슴이 뛰게 되어 있다.
미국의 로욜라 대학교의 경영윤리학자인 알 지니(Al Gini) 교수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일이 있다. 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했던 저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말을 반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데카르트는 틀렸다. 오히려 나는 일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Laboro ergo sum)이다. 우리에게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가 먼저 일을 선택하며 다음으로 일은 우리를 형성한다.” 이 말대로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의 존재를 결정한다. 그 일이 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그 이유가 가슴을 뛰게 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박봉수 목사
<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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