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2] 선전선투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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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은 축구나 럭비, 권투나 레슬링과 같이 몸을 부딪치는 운동 경기를 할 때, 자기편 경기나 자신에게 불리해질 것 같으면 반칙을 자행하는 거친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만일 심판이 반칙한 선수를 눈감아 주어 승리하게 한다면, 과연 그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욱이 어떤 경우에는 출전 선수가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까지 복용한 것이 탄로 되어 자격정지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선전선투의 정신을 전혀 망각한 선수라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대학에 출강하는 과정에서 목격한 일이다. 남자대학이나 여자대학을 막론하고 어디를 가나 강의실 벽과 책상에 컨닝을 시도한 흔적이 없는 곳이 없었다. 학생이 시험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부정직하게 컨닝 행위를 통해서 실력 이상으로 성적을 획득했다고 생각해 보자. 과연 그런 부정행위를 통해서 획득한 성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세상에서는 수단 좋은 사람들이 돈도 잘 벌고 출세도 많이 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수단이라는 것이 안 되는 일들을 뇌물이라는 쥐약을 주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번다든가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면, 과연 그렇게 해서 모은 재산과 높은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는 돈을 많이 번 사람,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하여 부자가 되었고, 어떻게 하여 고위직을 차지하게 되었는가를 깊이 통찰해 보고 그들을 선호해야 할 것이다. 각종 비리를 자행하여 치부하고 고위직을 차지했다면, 그런 사람들은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에는 그 나라를 이끌어가는 최고 지도자들이 있다. 각 나라의 체제에 따라 총리, 대통령, 왕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자기 나라 최고 통치자가 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라마다 최고 통치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개의치 않고 술수를 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민주주의가 성숙하게 정착되지 않은 국가일수록 선거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신앙의 아들 디모데(Timothy)에게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딤전 6:11-12)고 권면하고 있다. 한편 그는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다”(딤후 4:7-8)고 하였다.

오늘날 세상 풍조는 출세한 사람들을 무조건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돈을 벌었고 어떻게 출세했는가에 관해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들의 가치기준은 정의로운 과정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했는가 그렇지 않으면 부당한 방법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했는가를 깊이 있게 통찰해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거부하고, 더티 플레이(dirty play)를 통해서 승리하려는 자들이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규정된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과욕에 사로잡혀 불법을 자행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준엄한 국민적 심판(國民的 審判)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민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목적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하는 선전선투(善戰善鬪)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빛을 보게 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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