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나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요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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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고 교회는 다시 비대면 예배로 전환되었습니다. 예배와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며 기다려 온 시간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다시 회복될 기미에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그마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무엇을 계획하고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어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로서의 사역들이 많이 축소되거나 중단된 현실 속에서도 주님은 일하고 계시기에 더욱 하나님과 연합함으로 그분의 일하심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늘 분주했던 지나간 사역의 자리를 돌아보면 ‘주님의 일꾼으로서 사역을 감당해 온 시간들에 그리스도가 아닌 내가 먼저였던 섬김이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스도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은혜를 누린 것이 아니라, 나의 사역에 주님이 필요한 분으로만 여겨진 시간들이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 그것이 부담이 되고 무거워서 기쁨을 잃어버린 채 하고 싶은 일이기 보다는 ‘해야 할 일’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달려가도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기쁨과 감사로 충만한 시간들도 있었겠지만 모양새가 어떠하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사역은 율법이 아니라 복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짚어보아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주님의 일은 의무가 아니라 은혜입니다. 그러하기에 사역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그분이 현재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예수님이 하시는 일에 어떻게 동역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역이란 하나님이 누구시며 무엇을 하시는가를 아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예배를 인도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시며, 하나님의 것들을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우리의 구원을 위해 사랑 안에서 행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주가 되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 이름은 모든 이름 위에 가장 뛰어난 이름이자 모든 사람과 사물들이 무릎을 꿇고 경배 드려야 하는 이름이지요. 우리는 모두 그 이름 하나에 뿌리를 박아서 그분께만 전적으로 헌신하는 자들입니다. 혹여 그 은혜가 희미해지고 무디어졌다면 다시 십자가 그 사랑으로 충만히 채워지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모든 것들, 아니면 내게 맡겨진 하나님의 일들이 나의 일이 되어서 잘할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것에 급급했던 사역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십시오.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일하시는 예수를 바라보십시오. 예수 안에 거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앞에 서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예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섬길 뿐입니다. 오직 새 일 행하시는 하나님, 지금도 임마누엘로 함께하고 계시는 예수님만을 바라봅시다. 부르심에 합당한 사명의 길, 사역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하시는 일에 우리가 연합하여 동참하는 것일 뿐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우리의 사역에서 참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사역에 동참하도록 부르심 받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은혜인지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예수님을 의지한다는 것, 그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해 하나님 아버지께 믿음과 예배와 순종의 삶을 올려드리고, 성령 안에서 우리와 연합하여 그분의 자기 헌신을 공유하게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 가운데 직분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나의 섬김이 아니라 예수님의 섬김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생명과 그분의 믿음과 그분의 순종에 그분의 사역에 동참하게 해 주시는 은혜에 감사함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선포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며, 하나님이신 그 예수님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유순기 목사

<서울북노회·도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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