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향수를 달래며 (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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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벽 아래

저녁 노을 내리는

베트남 퀴년하고도 푸켓에서

하루의 피곤을 또 치르고

살아감의 소꿉놀이로 석양을 잠재운다.

베트남의 꽁까이(여자들)들은

짙은 그들의 발음으로

아오자이를 휘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붕붕 그린다.

한덩이 솜구름 송아지로

남지나해를 치솟는

저 흐름의 사연은

향수를 담고 바다를 건너

나의 고국으로 날려 보낸다.

내 고국 고향엔

느티나무 고목 아래서

오순도순 세상사 얘기 속에

베트남 사연도 한창일테고

아들을 보낸 부모님들의 기도는

더욱 진하게 이어지리라.

베트남 전쟁에서

가슴 뿌듯한 자세로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다이한(대한민국)의 긍지를 안고

하루 하루 견뎌내는 오늘이

그 언젠가 장한 모습으로 피어나리라.

고향 그리움을

향수로 달래며

오늘을 사는 진한 그리움은

돌짝길 풀섶따라

산허리의 고요로움

옛 친구 그리운 그 길은

옛 고향의 짙은 내음되어

나를 찾는 그 거울이다.    

<시작(詩作) 노트>

그리움은 사람마다 있는 것이다. 구약 느헤미야가 고국 땅 예루살렘을 그리는 모습을 아름답게 전해진다. 소식을 듣고 싶어하던 중 하나니라는 사람을 통해 전해 준 것은 예루살렘의 성벽은 허물어지고 백성들은 환난과 능욕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때로부터 느헤미야의 향수는 극에 달하였다. 식음을 중단하고 기도에 들어간 것이다. 한마디로 향수에 젖은 것이다. 나는 1969년부터 1970년, 1년 동안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다. 육군 대위 군목 신분으로 월남 중부지역 퀴년의 푸켓지방에 주둔한 맹호1연대이다. 매일같이 고향 그리운 향수심에 젖었다. 그때 향수를 달래며 시를 썼고 주로 서울에 있는 아내를 향한 편지였다. 매일 한 편씩 쓴 시(詩)가 모여서 한 권의 책, 시집이 되었다. 지금도 우리 집의 소중한 가보가 되었다. 요사이 그때 글들을 읽으며 향수를 달래곤 한다. 우리의 고향은 영원한 천국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희망이 되는 말씀이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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