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나,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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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한숨만 푹푹 쉬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우울해.” 라고 한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손 하나 까딱하기도 싫은 때도 “나, 우울해.” 한다.

“나 우울해” 하는 것도 우울이다. 현대인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우울증이 있을 수 있다고도 한다. 더욱이 요새는 겨울철에다가 코로나 블루까지 겹쳐서 더하다.

나도 너무 힘이 들어 탈진한 후에 우울증을 경험했다. 마음의 병인 줄만 알았더니 육신의 병이기도 했다. 탈진과 함께 무력감이 찾아오고 허탈감이 생기는데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허무하고 뭐라 설명할 수 없었다. 먹는 것도 싫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었다. 얼굴은 생기를 잃고 축 처지고 눈동자도 힘이 없었다. 어떤 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남편은 “당신 이상해졌다.”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내 감정을 이해할 만한 정서가 없었다. 사람들이 “그깟것 가지고 뭘 그래? 배가 불렀구만.” 하고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죽을 만큼 괴로운 거다. 의욕은 떨어지고 무기력하고… 그러면 정서적으로 더 큰 무력감이 생긴다. 그래서 입만 열면 “다 귀찮아” “다 싫어.”를 달고 살게 된다.  

며느리 일하러 가고 손주 둘쯤 돌보면 때로 탈진한다.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괴롭다. 그래서 우울증에 더 무방비인 사람이 여자들이고 나이든 할머니들이다. 

더 큰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콧방귀를 뀔 일이지만 어쨌든 우울증을 겪는 본인은 괴롭다. 우울증은 생각의 병, 마음의 병(혹은 마음의 감기)이라고 할 만큼 심리적인 요인도 크므로 스스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도 우울증을 앓았다. 예술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인들도 경제인들도 아인슈타인도 그랬다. 

우울증은 나 혼자만 겪는 외로운 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내가 모자라고 못나서 그렇다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하 다. 나는 거울보고 내 머리 쓰다듬으며 칭찬하고 웃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햇볕 쬐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다. 햇볕은 몸속에 유용한 비타민이나 호르몬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두문불출하지 않고 건수를 만들어 친구를 열심히 만나 수다도 떨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무력감도 조금씩 회복된다.  밥을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특히 식욕이 저하되고 매사가 귀찮으니 밥도 안 먹어진다. 밥을 안 먹으면 자연히 근육이 빠지고 나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자기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밖으로 표출하고 할 말도 하면서 좀 담대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경을 읽고 기도하려고 애썼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탄식처럼 했다. 지나놓고 보니 이것도 내 삶의 경험 중 하나가 되었다. 

같은 마음의 감기를 앓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로할 자료가 생긴 것이다. 우울하신 분들, 감사를 회복하고 주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김영숙 원장

   • (사)가정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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