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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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양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물리적 접촉보다는 온라인 접속으로 변환되는 방향성이 사회 전반에 문화로 자리를 잡았는데,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배와 소그룹 모임이 중단되고 온라인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었다. 지나온 코로나 상황은 교회 내적으로, 그리고 대사회적으로 목회의 본질을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주목하게 하였다. 코로나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수십, 수백 년에 걸쳐 이뤄질 일들을 단 몇 년 만에 현실이 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교회가 코로나 시대의 역경을 극복하며 풀어낸 성과와 앞으로도 계속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해 본다. 

한국교회는 비대면 예배가 이뤄짐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투 트랙 목회가 현실화되었다.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굳이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 ‘비대면 예배’(On Line 예배)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코로나 확산이 일자마자 일제히 비대면 예배를 시작하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시시비비를 일으켰는데, 더 이상의 논란이 불필요하게 되었다. 비록 성서적 신학적 논거로 반대의 소리도 있었지만, 회중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을 구축했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었다. 일부 교회에서는 신학적 정립이 안 된 상황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도한 온라인 성찬식도 진행되었다. “이러다가 온라인 세례식도 진행될 것이다”라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 종식 이후 교회는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서로 접촉하고 함께 찬양하며 교제하며 봉사하는 공동체이다. 그리고 과거의 그런 모습들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한 월간지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 온라인 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응답이 무려 66%나 되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현장 중심의 교회 모습을 되찾길 간절히 염원하지만 많은 교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온라인 예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서비스 차원에서 행해졌던 예배가 아니라 이미 독자적 스타일의 예배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그러므로 미래 목회는 대면 중심의 목회와 비대면 중심의 목회를 함께 해나가야 하는, 흔히 말하는 하이브리드 목회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과제는 단순히 예배의 회복 문제만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옮겨져 간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교인들을 어떻게 목양할 것인가? 이들이 코로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인가?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이 단지 온라인 예배뿐으로 고착된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모습을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가? 봉사, 전도, 성도의 교제가 중단된 지금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 것인가? 대한민국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선교사들이 대거 귀국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어떻게 선교지의 회복을 이룰 것인가? 코로나 팬데믹의 초기 대응이 잘못 되므로 실추된 기독교의 신뢰성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 

다음 세대인 교회학교 역시 온라인 예배가 병행될 것인데 여기에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인적자원이 부족한 대다수의 중소형교회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휴대폰 사용시간이 평균 4시간을 상회하는 MZ세대에게 단순한 예배실황 중계가 아니라 온라인이 어떻게 이들의 신앙생활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할 것인가? 대면의 문화가 힘들어진 시대에 과거 같은 모습으로 전도지를 돌리고 물휴지를 돌리는 식의 전도는 잘못하면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을 줄 뿐이다. 그러면 ‘유튜브나 SNS, 메타버스 등을 통한 전도를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가?’라는 문제 등이 교회가 시급히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교단에서는 전문적인 연구와 앞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될 중소형 교회의 미래를 염려하며 해결을 위한 집중적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명철 목사

<도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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