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심학산의 메아리 (시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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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품안처럼

교하 신도시를 휘감고 있는

심학산 둘레길을 산책하며

여기, 저기서 뻐꾹새의 메아리를 듣는다.

한강의 끝자락과

임진강이 만나는 통일동산을 끼고 도는

강물의 흐름은

언젠가 통일의 소식으로 반가운 날을 보리라

머지않은 날 맞게 되리라.

심학산 둘레길을

두어시간 남짓 돌다보면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반기는

나만의 대화를 나누며

많은 새들의 노랫가락으로

마음은 언제나 메아리가

나의 전신을 포옹하듯 감싼다.

신나게 걷는 

걸음마다 메아리를 싣고

한강 하구에서 불어주는

강바람을 안으며

산에서 부는 산들바람과 함께

초여름을 맞는 싱그러움에 젖고는

온갖 오염으로 찌든 근심을 씻어낸다.

푸르름의 맑은 공기로

온 몸을 어루만지듯

속으론 혈액을 맑게 흐르게 하고

겉으로는 풀섶에서 속삭이는

벌레들의 합창을 들으며 메아리로 대답한다.

이렇게

심학산 둘레길엔

메아리로 울어대고 노래하며

산은 산으로 말하고

강은 강대로 말을 하듯 메아리로 돌아온다.

<시작(詩作) 노트>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는 심학산이 자릴 잡고 있다. 그리 높지는 않아도 옆으로 누워있는 여성의 몸처럼 보인다 하여 그 둘레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한다. 나는 가끔 심학산에서 외롭지 않게 둘레길을 걸으며 메아리를 듣는다. 자연과의 대화라 할까 지루함 없이 산을 즐긴다. 걸으며 기도를 하기도 한다. 시편 121편 1절의 말씀처럼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라 하였고 2절에선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 하였다. 둘레길 산책을 하면서 운동은 물론 영적으로 주님과의 대화를 나눈다. 한편 많은 새들과 작은 미물들이 메아리로 소식을 주니 둘레길은 결코 외롭질 않아 좋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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