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비사] 전도와 상역에 종사하는 아메리카 전도인들

Google+ LinkedIn Katalk +

1. 상과를 수석학과로 내세운 연세대학교 창립자 언더우드

서양선교사이자 선교사대표 미국인 언더우드가 세운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는 지금도 그러한데 그때부터 계속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뛰어난 기독교 명문사학이었다. 최고(最古), 최고(最高)로 두 번 ‘최고’이다. 연세대학교가 1915년 4월 12일 조선기독교대학(Chosen Christian College)으로 출범할 당시 상과를 수석학과로 내세웠다. 이는 창립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대단한 혜안이었다. 근대 한국의 기틀이 연세대학교에서 자리잡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나라는 상업을 근간으로 하는 나라였다. 이는 세계적 추세였다. 아니 세계를 앞서나갔다. 언더우드를 한국으로 보낸 당시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 미국마저도 어딘지 모르게 상업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연전 상과는 참으로 유명했다. 일제시대는 물론 해방 후에도 장사하고 사업하는 많은 사람이 “내가 연전 상과만 나왔다면!” 하는 말을 늘 되뇌곤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설립 과정에 겪은 진통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 기독교 선교사가 세우는 대학에 세속학과인 상과가 웬 말이냐 하는, 주로 평양계의 보수적 선교사들의 반발이 대단했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간 미국에서 미국을 참된 기독교 국가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주안점을 둔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기독교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 둘째, 학교를 세우는 것, 셋째, 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언더우드가 연세대학교를 창립할 때 상과를 수석학과로 내세운 것과 이심전심 다 통하는 이야기이다.

2. 전도와 상역 그리고 국부 이승만의 박사학위 논문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을 가리켜 조정이 인상적으로 한 말이 있다. 선교사를 “전도와 상역에 종사하는 아메리카 전도인배”라고 한 것이다. 여기에 어떤 반감도 보이지 않는다. 자유롭고 선량한 외국인으로서 선교사들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상업은 참 좋은 것이다. 상업이란 대개 파는 자와 사는 자를 전제로 한다. 둘의 관계는 대등하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준다.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준다. 무역 역시 그러하다. 국가와 국가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서로 필요한 존재임이 이 상역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우리 건국대통령 이승만도 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이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영원한 중립’인데 그 내용을 보면 대개 무역과 통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던 그때는 나라가 망국의 기점을 지나던 때였다. 고국에 돌아가 백성들을 계몽하리라 했지만 박사학위를 받은 그때 가르칠 나라가 없어졌으니 그 심적 충격과 공허함이 오죽했으랴. 그의 논문 제목이 범상치 않다. 새롭게 세워질 한국의 모습을 기독교 국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영원한 중립국으로서 자유무역과 통상으로 세계의 한 일원으로서 당당히 어깨를 펴고 사는 그런 나라를 이승만은 꿈꾸었다.

류금주 목사

<전 서울장신 교수·현 청교도신학원 교수>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