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이슈] 달란트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사람들 (342) 알브레히트 뒤러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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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 말 달리는 중세 기사 묘사

미적인 동시에 도덕적인 이념이 육화된 이미지

제롬의 뒤엔 사자 한 마리가 있다. 발에 박힌 가시를 제롬이 제거해 주었기 때문에 사자는 제롬의 곁을 평생 떠나지 않고 지켜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C. S. Lewis의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사자처럼 사자는 예수님을 상징한다. 제롬의 얼굴 배경엔 황금빛 구름이, 머리 위엔 분홍색 원으로 만든 빈자리 구름이 있다. 이 부분엔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묘사를 그릴 생각이었지만 빈 공간이 되었다. ‘알브레히트 뒤러!’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진리를 사모하는 자! 예수님의 재림을 갈망하는 구도자 제롬! 그의 갈망이 성 제롬에게 추기경의 상징인 모자와 망토를 입히지 않고 앙상하게 메마른 성 제롬으로 그린 것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 세상적인 타이틀이나 학식, 명예, 재물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진리를 올바르게 선포하는 생명의 말씀, 생명수가 흐르는 그곳에 피리새들이 모여 생수를 마시며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진리를 찾기 위해 광야에서 고행했던 성 제롬과 같은 삶의 자세를 가진 자에게 예수님은 불꽃같은 눈동자로 그를 보호해 주신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자를 위하여 노래하되 내가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을 노래하리라”(사 5:1)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높았던 <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 Knight, Death and Devil>는 유혹과 위험을 무릅쓰고 두려움 없이 말을 달리는 중세의 기사를 묘사했다. 무장을 하고 숲길을 가는 기사와 말이 완전 측면으로 그려져 동물과 인체의 비례에 대한 뒤러의 연구 결과를 잘 알아볼 수 있다. 기사 옆에는 모래시계를 든 시체의 모습인 죽음, 그 뒤에는 여러 동물들, 조합한 괴물인 악마가 그를 유혹하려 한다. 그러나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엡 6:11)는 말씀대로 신앙으로 무장한 기독교 기사는 흔들림 없이 갈 길을 간다. 이 작품에서 뒤러의 진지함이 뚜렷이 나타난다. 이 동판화에서 기마 조각상처럼 안정되고 견고한 자세로 아름다운 말 위에 앉아 있는 기사는 미적인 동시에 도덕적인 이념이 육화된 이미지이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믿음의 기독교 기사로서 자신을 쓰러뜨리려는 사악한 마귀와 괴물처럼 생긴 악마의 방해에도 강인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덕행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개는 도마뱀과 해골들이 도처에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인을 충성스럽게 따르고 있다. 

<기사, 죽음, 그리고 악마>라는 주제는 위대한 북유럽 인본주의자인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가 <기독교 병사의 지침서>에서 차용한 것이었다. 뒤러는 기독교 인본주의자였다. 비록 그는 그뤼네발트와 마찬가지로 가톨릭교회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었으나, 자신의 믿음 때문에 일찍부터 마르틴 루터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었다.

동판화는 목판화와 달리 음각으로 선을 새긴다. 그 다음 잉크를 바른 후에 동판을 닦으면 잉크만 남게 된다. 동판 위에 흡수력이 있는 종이를 대고 찍으면 세밀한 이미지를 얻는다. 그의 동판화는 예술적으로 치밀한 구성과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승하 목사<해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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