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성숙한 노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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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태어난다. 하지만 자라면서 능력의 차이가 생기고 각자의 달란트의 사명이 달라진다. 각자의 환경과 능력에 따라 주주의 투자금을 조달받아 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이런 회사의 책임자를 사주나 경영자라고 한다. 그런 회사에 채용되어 일하는 사람들을 회사원 또는 근로자라고 한다. 어떤 회사든지 간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일을 하고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 여기에서 소위 노사관계가 이뤄진다. 사주나 경영자 가운데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희생정신을 가지고 사원들을 대우하고 돌보며, 국가와 인류발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일부 사주나 경영자 중에는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럴 경우에 그 회사에 속한 근로자들은 노조를 통해서 바른 기업경영이 될 수 있도록 노조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외 경기가 침체일로에 있고 경영하는 기업도 제대로 성장되기도 전에 근로자들이 노조를 통해서 성급하고 무리하게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장기간 집단행동을 할 때, 그 회사는 파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가 3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해 8천억 원의 손실을 초래하고, 2022년 7월 22일 노사간에 4.5% 인상안에 합의하고 파업을 풀었다. 손실 문제와 주동자 민‧형사상 처벌 면제 문제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대화를 통해 일단 파업을 철회한 것은 양자가 너무나 잘한 결정이다. 더욱이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서, 2009년 1월 20일에 발생했던 용산참사 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실로 좋은 노사문화 타결의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근세사를 되돌아보면, 18세기 영국에서 발생한 산업혁명 후 노사문제는 해가 거듭될수록 각국에서 갈등이 증대되어 가고 있다. 우리들이 냉정히 현실을 되돌아보면, 회사를 설립해 기업을 하는 사주나 경영자도 필요하고 기업체에서 일할 근로자도 필요한 것이다. 투자를 주도할 사주나 경영가가 없다면 일자리도 생겨날 수 없다. 좋은 기업체가 많아질수록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기업이 제대로 성장도 하기 전에 근로자들이 무리하게 임금 인상을 요구할 때, 궁극적으로는 사주와 경영자도, 근로자도 공멸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서에서 바울은 갈라디아 교우들에게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할까 조심하라(갈라디아서 5:15)”라고 했다. 주주들의 투자금을 조달받아 기업을 경영하는 사주와 경영자가 건전한 기업가 정신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 진정 사주와 경영자가 근로자들을 자기 가족처럼 사랑하고 돌보려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근로자들도 자신의 일터를 자기 기업체처럼 애정의 맘으로 정성을 다해 일하면서 모든 것을 순리적으로 요구할 때, 양자 모두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일할 맛이 생기고, 가속도가 붙어 회사가 더욱 번창해 갈 것이다. 그에 따른 혜택이 자연스럽게 근로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가 거듭될수록 첨단 산업국가로 발전해 가고 있다. 아주 믿을 만한 양질의 첨단 상품을 많이 만들어 수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상품의 경쟁력을 상실할 때, 한국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기업을 하는 사주나 경영자의 마음도, 그리고 근로자의 마음도 나보다 기업체와 국가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이 절실하다. 

오늘날 국민들은 노조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 의무보다 내 권리를 너무 무리하게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식과 순리를 존중하면서 나보다 공동체의 입장을 더 생각하는 성숙한 노사문화가 정착되어 갈 때, 안정 속에 기업체도 국가도 발전되어 갈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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