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 아브람과 롯의 디아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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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시골 할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 상우는 농촌의 모든 것이 생소합니다. 전자오락기와 롤러블레이드의 세상에서 살아온 아이답게 배터리도 팔지 않는 시골에서 생애 최초의 시련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77세의 허리가 구부러진 시골 할머니와 도심지에서 온 7살 손자의 만남은 출발부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우는 시골 할머니 댁에 머물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평생 검정 고무신 하나로 살아왔던 할머니가 상우에게 배터리와 신발을 사주고자 직접 키운 채소를 장에 내다 팔고는 차비를 아끼기 위해 외손자만 버스에 태워 보내고 비를 맞으며 산길을 걸어오는 할머니를 보면서 상우는 할머니의 정과 농촌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됩니다. 수년 전에 나온 ‘집으로’ 라는 영화 이야기입니다.

성서에도 농촌과 도심지 둘을 놓고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방황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브람은 혼자 된 조카 롯을 데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가나안에 들어갔는데 기근이 생깁니다. 이들은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이주합니다. 그곳은 그들이 살던 곳과는 달리 도시문화가 형성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아브람은 부인을 여동생이라고 속였다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오히려 수많은 육축과 은, 금을 가지고 애굽을 나오게 됩니다. 뜻하지 않게 부자가 되자 아브람과 롯의 가족들이 다투게 됩니다. 아브람은 조카 롯의 가족과 분가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롯에게 먼저 거할 곳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롯은 어디를 선택합니까? “마치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에덴동산을 향해 가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습니다. 잠시 살아보니 애굽의 도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욕구를 채워 주는 장소가 기준이 되어 소돔성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그가 선택한 결과는 전쟁 같은 삶이었습니다. 도시간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집니다. 부모의 권위가 무너지고 단란한 가정이 파괴되며 성적 타락이 만연한 곳이었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여호와의 동산이요 애굽 같았지만 그 곳은 멸망의 성읍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브람은 어디를 선택합니까? 아브람은 동과 서에 관심이 있지 않습니다. 그의 관심은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하나님의 말씀, 한 가지만을 붙들고 왔습니다. 아브람은 도시든 농촌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곳이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인지 그 곳에서 내가 섬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오직 그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섬기는 자의 자세입니다. 나의 필요가 아닌 하나님의 필요와 하나님의 이끄심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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