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신실한 삶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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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08년부터 3년마다 조사해서 발표하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다. 첫 조사가 실시된 2008년 당시 18.4%가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는데, 이후 실시된 4차례 발표 결과는 31.8%를 나타낸 2020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인 2023년 1월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4%로 집계됐다. 신뢰도(信賴度)의 사전적 정의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안타깝게 일반인들 가운데 10명 중에 2명 정도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0명 중에 7명을 넘어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국교회를 믿고 의지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2021년에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현재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인 비종교인 중 ‘호감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04년 33%, 2014년 46%, 2021년 61%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등 모든 종교가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비종교인이 호감을 갖는 종교로는 불교 20%, 천주교 13%, 개신교가 6%로 한국교회는 큰 위기에 놓여 있다. 호감도(好感度)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좋은 감정을 갖는 정도’ 혹은 ‘좋게 여기는 느낌’을 뜻하는데, 한국교회는 전도의 대상인 비종교인에게 비호감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비종교인의 과거 신앙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가장 최근에 어느 종교에 속해 있었는지 묻는 항목에서 개신교 52%, 불교 38%, 그리고 천주교는 11%로 개신교에서 가장 많은 이탈자가 생겼음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교회에 대한 비호감이 교회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호감도는 어떤 종교보다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이유가 있기도 하다.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와 보도 가운데 적지 않은 내용이 왜곡되고 과장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사회를 향해 기독교를 제대로 알리는 데 실패했음을 깨닫게 한다. 호남대 김기태 교수는 영화, 연속극, 다큐멘터리, 신문 등 미디어 속에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타 종교에 비해 현저히 많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사실 한국 언론의 기독교 관련 기사나 시사 다큐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균형의 상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에 비판적인 언론과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회는 자정 노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2023년 1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를 불투명한 재정사용(25.9%), 교회지도자들의 삶(22.8%),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교인들의 삶(14.3%), 교회 성장제일주의(8.5%) 순으로 지적했다. 또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덕실천운동(49.8%), 봉사 및 구제활동(27.9%), 환경인권 등 사회운동(8.4%), 문화예술활동(4.3%), 학교 운영 및 교육사업 활동(4.2%) 등을 제안했다. 이처럼 크게 낮아진 교회의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많은 제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교회를 염려해서 하는 제안으로 생각하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와 호감도는 교회가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은 외형보다 본질에서 찾아야 한다. 즉 내면의 변화가 우선인 것이다. 필자는 한국교회의 위기가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감소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으로 외형적 그리스도인은 양산되었지만 속사람까지 변화된 참되고 신실한 그리스도인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에 출석하기 때문에 외형은 그리스도인으로 보이지만 내면은 여전히 거듭나지 못했기 때문에 참되고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회는 신뢰도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으며, 호감도 역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할 때 신뢰도와 호감도는 필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의 시대가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으로,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살아내는 거듭난 그리스도인을 요구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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