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폭력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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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서 폭력은 인간성에 반하는 죄악이므로 없어져야 하는 것임에도 나라 안팎에서 오히려 더 심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큰일이다. 원시적인 완력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는 국가의 치안 능력과 형벌권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고 사후의 처벌로 피해를 회복하기도 하는데, 더 큰 문제는 폭력이 제도의 탈을 쓰고 행사되어 개인이 쉽게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 광범하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군사쿠데타는 정치영역에서 최악의 폭력행위인데 거기까지 가지 않고서도 정치폭력이 가능하다. 어느 정당이나 집단이 일시적인 특단의 상황 덕에 의회에서 절대다수를 확보하고는 입법권을 남용해 말도 안되는 법규들을 만들어내서 자파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반대세력이 힘을 못 쓰도록 기회를 박탈한다면 이는 결코 국가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에 해당한다. 이런 사례는 오늘의 세계에서 허다히 발견되고 우리나라도 자칫 그런 식의 막된 정치로 빠져들어갈 염려가 커지고 있다. 

‘폭’자 돌림의 신조어들이 늘어가는 중에 ‘학폭’, ‘주폭’, ‘건폭’ 같은 말들이 예사롭게 신문지면에 오르내림을 본다. 그런데 최근 어떤 지인이 ‘교폭’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새로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를 표명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가 말하는 ‘교회폭력’은 이미 교회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몇몇 이단적 집단을 지칭하는 것이라기보다 일견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교회들의 내부에서 비성경적 그리고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루어져 개개 교인들의 합리적인 비판이 억눌리는 문제상황을 지적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들려온다.

우리나라 개신교회 사회가 70-80년대의 대 부흥기를 지나 90년대와 새천년의 안정기에 들어와 자체의 회개와 정화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에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이 소위 교회세습을 지양하고 근절하는 것이었음을 우리 모두가 기억한다. 그러나 오늘 그 목표가 사실상 유야무야되고 다음세대로 미루어 졌음을 우리가 인정할 때 무엇이 그러한 결과를 초래했는가를 다같이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큰 교회에서 대내적으로 또 대외적으로 어떤 힘이 크게 작용해 교단의 총체적 의사를 회피하고 거부했으면 이는 아무리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했더라도 ‘교회폭력’의 행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학교폭력은 소수의 난폭한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선량한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이요, 주폭은 불량한 동네 사람들이 소규모 요식업자들의 영업을 방해하는 것이고, 건폭은 각급 노동자단체 소속원들이 건설현장에서 시공자와 비조합원들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것이다. 이런 짓들은 현 정부가 임기중에 일소하겠다고 벼르고 나서니 지켜볼 일인데, 국회에서의 정치폭력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균형 있는 의석배분을 함으로써 저지할 수 있다. 크든 작든 교회에서 수의 힘이나 돈의 힘으로 일부의 의사가 관철되고 한다면 이는 바로 교회가 망하는 길이다. 교인들이 떠나고 하나님도 외면하신다. 

어느 교회가 사회의 물의를 일으켜 대표자가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되고,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되고, 자기를 변호하려고 막대한 돈을 들여 신문에 연일 광고를 내고 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어떤 모양이든지 폭력행위가 개재되어 있는 것이다. ‘교폭’이라는 말이 유행어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온 기독교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하고 회개하여 스스로를 깨끗케 해야 한다. 돈의 힘도 폭력의 일종이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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